친환경농산물 분석 허술…개선 시급

같은 농산물이라도 4개 공인분석기관 결과 제각각
농관원 “기계마다 강도나 정량한계·검출한계 달라”
농가는 물론 소비자도 신뢰하기 어려워 혼란 우려


KBS 파노라마 방영 이후 친환경농업계는 국내 친환경농산물 분석방법에 허점이 발생했다며 농가와 소비자의 신뢰회복을 위해 분석방법의 시급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KBS가 지난 7일 방영한 내용에 따르면 KBS파노라마 측은 농가에서 주로 쓰는 농약 10개를 구입해 실험용 농약을 완성하고 방울토마토에 살포했다. 이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이 지정한 4개 공인분석기관에 분석을 의뢰했지만 결과가 모두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분석기관에서는 잔류농약이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거나 농약성분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곳도 있었다.

이에 대해 농관원 관계자는 “기계마다 강도가 다르고 정량 한계나 검출 한계가 다르다”며 검사결과가 기계에 따라 다르게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결국 같은 샘플의 농산물을 분석 의뢰해도 검사결과가 기계에 따라 달리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방송으로 인해 친환경농업계는 정부의 검사시스템과 분석에 허점이 발생한 것이 분명하다며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시스템과 분석방법에서는 농가에서 채취한 샘플의 분석결과를 농가는 물론 소비자들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친환경농업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번 방송을 통해 농관원의 검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 밝혀졌다”며 “현재와 같은 분석방법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 분석결과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KBS 측이 서울대학교의 실험을 통해 밝혀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KBS가 분석결과를 의뢰한 서울대학교는 현재 농산물과 농자재의 농약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공인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서울대학교의 실험실 결과가 법적으로 인정이 가능하냐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서울대학교의 농약성분 분석방법인 MS/MS 방식은 국내 농약성분 검출방식이 아닌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방식은 우리나라 농약성분 검출방식인 정량 분석이 아닌 정성분석으로 실험목적에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친환경농업단체의 또 다른 관계자는 “KBS에서 분석한 방법이나 분석기관 등을 정부가 인정하는 것이냐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러한 것에 정부가 명확하게 답을 제시해 줘야 소비자들의 혼란을 막을 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친환경농산물 인증과 관련된 제도는 물론 농가의 의식수준 제고를 위한 개선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을 통해 문제가 있다는 것이 분명히 나타난 만큼 정부는 물론 범친환경업계가 함께 고민을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최동근 환경농업단체연합회 사무총장은 “분명한 것은 (문제가 되고 있는) 사실은 존재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정부에 분명히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내부의 철저한 교육이 필요한 것은 교육을 통해 바꿔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