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수입 축산물을 미끼상품으로 내걸고 판매 경쟁에 나서고 있어 축산농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높아진 틈을 타 수입산 돼지고기의 판매 점유율이 크게 늘고, 원산지 둔갑 판매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

특히 국내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경쟁적인 할인행사를 통해 수입 축산물 소비를 부추기고 있어 한우와 한돈 등 국내 축산물 소비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A업체의 경우 최근 수입 냉동 삼겹살을 국내산 냉장 삼겹살의 3분의 1 가격인 100g당 780원에 판매한 바 있으며, B업체의 경우 호주산 쇠고기(냉장)를 부위에 상관없이 100g당 1800원에 일괄 판매하고 있다. 또한 할인행사가 아니더라도 각 대형마트들은 국내산 축산물과의 가격 차이를 크게 알리기라도 하듯 수입산 축산물 가격을 부각시키며 소비자의 발길을 끌고 있다.

대형마트의 이 같은 영업 행위로 국내산 축산물의 점유율은 줄어드는 반면 수입산 축산물 점유율은 증가하고 있는 상태. 더욱이 최근 한우와 한돈 가격이 비교적 높게 형성돼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약화된 상황에서 대형마트의 이 같은 할인행사는 수입 축산물의 소비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최근 높게 형성됐는데, 이럴 때 수입 축산물 가격할인을 하게 되면 가격 차이가 커져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높아 진다”며 “대형마트들이 수입 축산물을 미끼상품으로 활용해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불러들이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미끼상품 전략은 국내산 돼지고기 판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와 이마트, 롯데마트 등 국내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국내산 삼겹살을 100g당 1430원에서 1550원까지 할인해 판매했는데, 10원 단위로 할인판매 가격을 서로 낮추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경기지역 한 축산농가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한창 축산물 소비가 늘어나야 할 시점인데 대형유통업체의 수입 축산물 할인행사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며 “큰 대형마트들이 수입 축산물 할인 경쟁에 나서는 것은 가뜩이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생산비 상승에 허덕이는 국내 축산농가는 안중에 두지 않는 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농가는 또 “대형마트의 유통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지고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커진 만큼 매출 확대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국내 축산물 소비 활성화를 노력들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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