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내 시동생네가 내놓은 회무침.

날씨가 무덥다. 마른장마란다. 하우스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태국인 부부도 덥기는 매 한가지인 듯. 요 며칠은 얼음물만 찾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일찍이 하우스작업을 끝냈다.

이유는 서울 나들이를 위해서다. 횟집을 하고 있는 막내 시동생네로 더위에 지친 몸을 보양하러 갈 겸, 또 이 친구들에게 서울도 보여 줄 겸 해서 시간을 내 본 것이다. 차안이 비좁다. 그러나 아랑곳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일하면서 이런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이던가.

“여기는 수원, 저쪽은 안산.”

“이곳은 서울 강남. 돈 많아요. 땅 비싸요.”

말뜻을 이해한 그네들이 엄지손가락을 추어올린다. 고층 빌딩을 바라보며 부부가 많은 대화를 나눈다. 사뭇 진지하다. 아마도 경제대국임을 확인하면서 또 다른 결의를 다지지 않았을까!

다행히도 차가 밀리지 않아 수월하게 가게에 도착을 하였다. 시동생 내외가 언제나처럼 우리를 반갑게 맞이 해준다. 늘 고맙다. 이에 응답이라도 하듯 수확해서 가져온 마늘 ,양파, 감자, 오이, 호박 등을 그네들이 눈치 빠르게 차에서 내려놓는다. 농부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이 순간을 이들도 알고 있는가보다. 우리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가까이에 있는 피붙이들이 모두 모여 들었다. 대식구가가 또 시끌법석이다.

시동생 부부의 손놀림이 바쁘다. 거들려고 몸을 움직여 보았지만 거추장스러울 뿐, 가만히 있는 것이 오히려 돕는 듯하였다. 비수기임에도 손님은 여전하다. 그 이유는 좋은 횟감과 식재료를 사용함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시동생내외의 친절이 우선이 아닌가 싶다. 손님들 거의가 단골인양 스스럼이 없다. 그런 손님들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고 내일처럼 행복해진다.

드디어 우리를 위한 거한 상이 차려졌다. 무엇보다도 태국친구들의 입에 맞을까를 염려 했는데 괜한 걱정일 뿐 맛있게도 먹는다. 뻘 속의 인삼이라는 산 낙지를 먹을 때에는 젓가락질이 서툴러 우리를 많이 웃게 하였지만 요령껏 잘 먹는다. 산 낙지만으로도 충분히 몸 보양을 한 셈이다. 꽁치구이와 날치알도 어찌나 잘 먹던지.

“사장님! 힘이 많아요.”

두 주먹을 불끈 쥐어 올리면서 태국친구가 힘을 과시한다. 서로간의 소통과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한 이 자리를 그들도 알고 있음일 터. 몸보신을 제대로 한 것 같다.

오늘 밥상은 대 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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