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백신접종·방역 철저히

지난달 24일 의성 돼지농가에서 FMD(구제역)이 3년 2개월여만에 확진된 가운데 28일 고령 양돈농가에서도 FMD가 확진됐다. 여기다가 잠시 잠잠했던 AI(조류인플루엔자)가 함평에서 발생하면서 우제류인 소와 돼지는 FMD, 가금류는 AI라는 악성가축전염병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FMD 백신청정국 인정 2개월만에 지난 달 24일 FMD가 발생하면서 백신접종 여부를 놓고 논란에 휩싸인 의성 위탁 농장에 이어 28일에는 의성 농장에 위탁을 준 것으로 알려진 고령 소재 한 농장의 인근 4km 이내에 있는 2000두 규모 돼지농장에서도 FMD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경북 고령의 발생농장은 지난달 27일(신고일)부터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가축의 입식과 출하시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이에 대해 최초 발생 의성 농가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면서 일부 돼지에 백신접종이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으며, 이번 FMD가 해외에서 유입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역학조사위원회를 열어 면밀히 확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이어 지난달 25일에 AI 신고가 접수된 함평 오리농장의 의심사례도 27일 양성으로 판명됐다. 이 농장은 지난 3월 14일 AI가 발생했던 농장으로 100일 가까이 AI SOP에 따른 조치를 하고 재입식을 한 농장이라는 점에서 이 과정의 방역조치가 적절했는지, 점검이 충분히 이뤄졌는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방역당국은 첫 AI 발생 이후 농장 내부에 있던 분뇨 처리가 적절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조사 중이며, 이외에도 발병원인을 두고 농장출입차량, 사람, 물품 등에 의한 발생가능성에 대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AI H5N8의 경우 기존 H5N1형에 비해 바이러스 배출 기간이 길고 오리에서는 배출량도 엄청나게 많다는 점이다. 지난달 29일 방역당국은 브리핑을 통해 “통상 AI 바이러스는 6~7일 정도 바이러스를 배출하는데 H5N8형의 경우 10일 이상까지도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오리의 경우에는 H5N1형에 비해 1000배 정도 많은 량의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반면, 폐사율은 낮다”고 밝혔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장은 “야외에 오염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고, 가창오리 30만마리가 한군데 모여 있었는데 34마리를 포획해 조사해본 결과 50%에서 항체가 있었다”면서 “이것은 상당히 많은 수의 가창오리가 바이러스에 노출됐고, 그들이 다니면서 어딘가에 많이 분변을 배출함으로써 거기에 바이러스들이 있을 수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도 “2010년의 경우 5월까지 (AI가) 갔는데, 2월 초였으면 야생철새에서는 바이러스가 안 나왔었다”면서 “올해의 경우에는 5월 8일까지 굉장히 늦게까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겨울과 봄으로 이어지다 종식되는 기존의 AI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말로 연중 AI가 발생할 수 있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농장 단위의 철저한 방역조치를 취해줄 것을 강조하면서 당분간 축산농가 간의 모임을 자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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