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도 4계절이 있다. 아지랑이 보며 씨 뿌리고, 매미소리 들으며 땀 흘린다. 가을에는 수확에 감사하고, 북풍한설 속에 생을 마감하는 것이 인생이다.

오늘을 사는 한국인에게도 이 개념은 유효하다. 과거 산업화시대와는 다른 지식기반사회이지만 생로병사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날로그사회와 디지털사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먼저 평균수명이 70대에서 100세 시대로 성큼 늘어났다. 다음은 정년을 해도 너무 튼튼한 심신을 가지고 있어 더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지금까지 벌어 놓은 돈으로 100세까지 살아갈 수가 없다는 점이다. 넷째, 너무 많은 문명의 혜택을 가지고 있어 저비용으로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퇴직 후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재설계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중요한 것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계속 그 일을 하는 것이다. 좋아하면 잘할 수 있다. 가을과 겨울, 마지막 열정을 바칠 일을 찾아 매진하자. 은퇴 후에도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전혀 다른 직종으로 전직을 한다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도시민이 시골이주 후 귀농을 명분으로 무모한 자본이 투자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시골로 가더라도 처음에는 시골의 방식과 문화, 정서, 생활, 사람들을 익히는데 집중해야 한다. 먼저 지역정서를 알고 적응해야 농업이든, 6차산업이든 편하게 일할 수 있다. 가급적 농업, 농촌, 농민과 연관해서 자신이 평생 해 오던 일을 결합시키자. 여기에 혁신과 ICT가 녹아들면 융복합이 된다. 지금 우리가 추구해야 할 노후설계는 도시의 혁신기술과 농촌의 어메니티 자원을 융합하는 것이다. 도농융합이 귀농귀촌의 방향이고 내수경기 진작과 일자리창출이 내가 사는 길이다.

도시에서 하던 일과 취미, 봉사를 농촌에서도 가능하도록 재설계하자. 습관은 천성이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시골생활에 적합하도록 조정해야 지속가능하다. 변화는 도전의 기반이 준비되었을 때 가능하다. 준비되지 않은 도약이란 추락을 의미한다. 결국 “자신이 제일 잘하는 것을 선택하고 시간을 가지고 하나하나 실천”해야 행복할 수 있다.

어차피 은퇴 후 농촌으로 들어가 산다는 것은 취미농이다. 농사를 지어 많은 돈을 번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좋다. 도시에서의 지인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경관 좋고 아름다운 농촌에 거점을 만들고 그들과 소통하는 생활을 즐기려면 농촌으로 내려가자.

도시민에게 믿을 수 있는 양심농산물을 공급하자. 도시에 남아 있는 가족과 친척, 친구와 지인들에게 정성으로 만들거나 그런 농산물을 마을사람으로부터 공급받아 보내주자. 농약을 어쩔 수 없이 쓰더라도 친환경약제를 사용하자.

다르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이것으로 얻을 수 있는 결과는 무엇인가. 『귀농귀촌인은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팔아서 생활이 가능하고, 도시민은 안전한 농산물을 사먹고 생존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먹거리 공동체의 도농융합이다.

결국 살아남는 방법은 도시에서부터 철저한 정신무장과 올바른 농사방법을 실천하는 ‘정신․문화․기술무장’이다. 도시에서부터 지인에게 안심할 수 있는 농산물을 공급해 왔던 원칙을 농촌에서도 그대로 실천할 수 있으면 은퇴 후 농촌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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