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원희룡 당선인이 제37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 취임했다. 원 지사는 취임사를 통해 “더 큰 제주, 새로운 성장의 제주도가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제주도의 기반산업인 1차 산업의 부가가치를 고도화하고, 첨단 미래산업으로 육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원 지사는 일 위주, 현장 중심, 소통을 추구하는 도지사가 될 것임을 다짐했다.

하지만 원 지사의 이러한 다짐은 당선자 시절부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원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인 새도정준비위원회가 지난달 17일 오후 ‘민선6기 제주농업 경쟁력 강화 및 농정거버넌스를 위한 농업인 토론회’를 개최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정책설명에 할애했다.

평소 현장중심으로 소통을 하겠다던 당선인이 농민들을 모아놓고는 정책 설명하는데 아까운 시간을 다 보내고 정작 농민과의 토론시간에는 참석자의 2/3 이상이 자리를 빠져나가고 그들만의 토론을 진행했다. 참석했던 농민들은 농정당국자나 연구자들의 소리가 지겹다며, 농민의 어려움을 듣고 현장에서 문제점을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원 지사의 취임사대로만 도정이 이뤄진다면 더 이상 바랄 바가 없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실천과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에서 도민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한·중FTA 협상 진행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농민들에게도 불확실한 정책으로 애매하게 넘어갈 것이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직접 부딪치고 나서야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

민선 6기 새 도정에 거는 농민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원 지사가 도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그럴 때 비로소 ‘더 큰 제주, 새로운 성장의 제주도’가 열릴 것이다.

김현철 제주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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