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딸기품종 개발·재배기술 선진화 시급”

▲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이 지난 14일 논산딸기시험장에서 열린 ‘딸기산업 경쟁력 제고대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설 수경재배 확대 보급 등 이동필 장관에 요청
엄격한 품질 관리·수출농가 안전성 교육 등 주문


딸기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글로벌 딸기종자 개발과 고설 수경재배시설의 적극적인 보급, 안전성 강화 등 다양한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인사말에서 “국내 수출농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특화 품목을 적극 발굴해 육성하는 것이 필요한데, 딸기의 경우 지속적으로 국산 품종을 개발해 로열티를 절감하면서 수출실적도 10년 만에 7배 이상 늘어날 정도로 감동스러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 품목”이라며 “오늘 이 자리가 현장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다양한 애로 청취를 통해 딸기 수출확대와 내수산업 발전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간담회에 참석한 민간부문 참석자들은 정부가 딸기 수출산업 육성 강화를 위해 어떠한 정책들을 지원해야 할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말했다.

▲수출 전용 품종개발 시급=참석자의 대다수는 딸기 수출시장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에 적합한 품종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호동 (사)딸기생산자대표조직 회장은 “생산자 입장에서 매향은 기형과 발생율이 높고 수량성이 낮은 점, 설향은 과육 경도가 낮아 수출용으로 부적합해 물량확보가 쉽지 않는 등의 문제점들을 꾸준히 지적하고 있으나 아직 이를 보완할 대체 품종 개발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딸기 수출 증대를 위해서는 경도와 수량성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신품종 개발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전창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딸기는 신선식품 중 수출전망이 가장 밝은 품목 중 하나지만, 주력 수출시장인 홍콩과 싱가포르를 비롯해 동남아에서 국산 딸기를 볼 수 있는 기간은 4~5개월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수출 시기가 짧다”며 “수출기간을 평준화할 수 있는 품종 개량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권창원 수출딸기생산자협의회 총무는 “수출용 신품종을 농가에 신속히 보급하기 위해서는 육묘의 신뢰성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데, 현재 소규모 농가 중심의 육묘로는 신뢰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중심의 대규모 육묘장을 통해 신품종이 충분히 검증된다면, 농가 보급도 그만큼 빨라져 수출 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설수경재배 보급·재배기술 선진화로 생산성 높여야=재배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농가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도 높았다.

이용범 딸기수출개척팀장(서울시립대 교수)은 “지금의 딸기 생산은 작업이 불편한 토경재배가 대부분이라 품질관리 및 수확 등의 작업에 농가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며 “딸기 생산성 향상과 품질 관리 문제를 모두 풀어갈 수 있는 대안으로는 고설 수경재배 보급을 적극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고설수경재배 보급률은 전체 생산면적의 7% 수준에 불과하다. 이용범 팀장은 “고설수경재배를 통해 노동력을 최대 30% 절감할 수 있는 반면 생산성과 조수입은 각각 40%, 60%까지 크게 늘어나는 등 효과가 높기 때문에 정부의 시설 지원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전하진 한국딸기연구회장(대구대 교수)은 “딸기는 품종에 따라 재배기술이 각기 다름에도 불구하고, 농가들에게 물어보면 설향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딸기 재배기술 보급이 여전히 미진한 상황”이라며 “품종에 따른 표준기술매뉴얼 보급 확대와 농가 중심의 전문교육을 활성화해 국내 딸기 재배기술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전성 등 품질 관리 강화해야=주력 수출시장인 홍콩을 비롯해 다수의 수출지역이 식품안전성에 높은 관심을 가지는 만큼 수출용 딸기 품질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오성진 딸기수출협의회장(엘림무역 대표)은 “국산 딸기의 최대 수출시장인 홍콩이 올 8월 1일부터 ‘식품잔류농약규제법’을 시행하는데, 품질 관리 부실로 잔류농약이 검출되면 이는 곧 국내 딸기 수출산업에 타격을 주는 것과 동시에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인근 지역 수출까지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며 “생산자와 수출업체가 연계해 지금의 품질 관리 수준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 수출용 파프리카 수준의 안전성 대책이 정부 차원에서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용범 팀장도 “딸기 1억달러 수출 달성은 국제적인 수준의 안전성이 담보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수출농가 중심의 안전성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동필 장관 마무리 발언=이동필 장관은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딸기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생산자와 수출업체 스스로의 수출역량을 높이고, 정부는 수출 잘하는 농가와 업체를 더욱 격려하고 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오늘 간담회에서 나온 애로사항들을 농식품부와 농진청, aT, 농협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해 해결방안을 적극 모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잇따른 개방 압력으로 지금의 농업 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농가와 수출업체, 관련 기관들이 서로 협력해 수출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성은 기자 parks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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