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식품 코덱스(CODEX) 신규 품목 제안을 위한 공청회에서 농식품부와 한식연이 막걸리와 삼계탕 등 우리 전통식품에 대한 코덱스 규격화 추진의 뜻을 밝혔다.

막걸리·삼계탕 유력한 반면
한과는 품목 많아 규격화 난관

 

‘막걸리는 구름 약간, 삼계탕은 맑음, 한과는 흐림’. 정부가 국내 전통식품에 대한 국제식품규격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품목의 현재 기상도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식품연구원은 지난 12일 서울 양재동 소재 aT센터에서 ‘전통식품 코덱스(CODEX) 신규 품목 제안을 위한 공청회’를 진행했다. 막걸리와 삼계탕, 한과 등 전통식품 3개 품목에 대한 국제식품규격인 코덱스 규격화 추진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농식품부는 이들 3개 품목에 대한 코덱스 국제규격화 추진을 위해 한식연에 용역을 의뢰, 이날 그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우선 막걸리와 삼계탕의 코덱스 규격화 추진을 유력시할 것으로 보인다. 코덱스 규격화 지정에 있어 우선시되는 항목이 ‘교역량’인데 막걸리와 삼계탕은 이에 대해 일정 부분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이 중 막걸리는 업계의 큰 환영을 받고 있다. ‘막걸리(MAKGEOLLI)’라는 명칭을 통해 우리 고유의 막걸리 이름을 세계브랜드화 할 수 있고, 몇 해 전 붐이 조성된 후 침체돼 있던 막걸리 산업에도 코덱스 규격화 소식은 단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장 크게 걸리는 부분이 아직 주류 부문에서 코덱스 규격화가 추진된 전례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저알콜성’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행보를 이어나갈 복안이다.

삼계탕의 주원료 중 하나인 인삼이 이미 코덱스화가 추진된 사례가 있는 만큼 삼계탕은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닭과 야채를 넣은 요리들은 많지만 일련의 제조공정을 거쳐 제조된 가공식품으론 삼계탕이 유일하다는 것도 유리한 조건이다. 축산물 자체로는 수출에 한계성을 띄는 상황에서 코덱스 규격화를 바탕으로 삼계탕이 수출될 경우 국내 가금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전기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한과는 교역량이 현격히 떨어져 후순위로 밀리는 분위기다. 더욱이 한과 내 여러 품목이 있어 이들 품목을 공통분모로 할 수 있는 규격화가 제시될 수 있느냐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한과는 여러 품목을 엮을 수 있는 공통분모를 마련해야 하는지, 아니면 유과 등 주력품목을 내세울지 등에 대한 논의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통식품의 코덱스규격화를 추진하고 있는 배호열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과장은 “우리는 우리 고유의 먹거리를 그 이름 그대로 국제식품으로 등록해 세계에 알리는 것이 코덱스규격화를 추진하는 중요 취지”라며 “그동안 김치와 고추장, 된장, 인삼 등이 코덱스규격화가 된 것처럼 우리 고유의 전통식품을 코덱스 규격화시켜 세계화 등 산업발전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배 과장은 덧붙여 “오늘 공청회를 보니 삼계탕이 가장 용의한 것 같고 막걸리는 주류라는 점에서 대응을 해나가야 할 것 같다”며 “앞으로 더 구체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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