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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릉댁의 밥상일기] 이름 모를 귀한 산나물
   
 

결혼 한 지 얼마 안 된 조카가 신혼집에 우리를 초대했다. 남편은 바쁜 일정으로 참석을 못하고 형님 내외분과 함께 춘천으로 향하였다. 미세먼지 때문에 뿌연 날씨였지만 오랜만에 먼 길을 떠나서인지 소풍 가는 기분이다. 조카는 우리 집안의 장조카로 내가 결혼했을 때만 하여도 세 살배기 꼬마였는데 어느새 장가를 들어 어른반열에 들어섰으니 새삼 격세지감을 느낀다.

차가 쉬지 않고 달려 점심때가 다 돼서 춘천에 닿았다. 호반의 도시라서 일까! 시내가 매우 쾌적하고 한적하다. 고향을 떠나서 이렇게 먼 곳에 와서 살줄이야. 이것도 다 먹고 살기 위함일 터. 기특하고 대견하다.

조카가 사는 신혼집에 도착해보니, 먹음직한 상차림이 진즉부터 우리를 기다린 듯싶다. 갓 시집온 새댁의 상차림치고는 제법이다. 더구나 산나물 일색인 그야말로 웰빙 밥상이다.

“엄마가 해주셨어요. 이건 제가 했고요.”

잡채와 돼지 수육을 가리킨다. 제법이다. 그러나 고기보다도 산나물에 구미가 당기는 것이 금세 접시가 바닥이 난다. 질부의 친정 부모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산을 오르면서 산나물채취에 재미를 붙이셨다고 한다. 덕분에 잃었던 건강도 회복되었고, 부부애마저 돈독해져 지금은 자연인처럼 늘 산에서 지낸다고 한다. 자연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베풀고 있음에 감사해야 함을 새삼 느껴본다.

“장인어른 덕분에 영험하다는 산삼도 먹어 보았어요.”

조카의 장인자랑에 아주버님까지도 부러워하는 듯싶다.

“너 정말 장가 잘 갔다. 우리 장인은 뭐 하시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조카가 어느새 주방에서 깨소금 냄새를 풍기며 설거지를 하고 있다. 형님 내외는 아들의 그런 모습이 참으로 의외인가 보다. 그러나 그 모습이 어색하지 않고 늘 보아 왔던 것처럼 참 보기가 좋다. 행복은 전염된다더니 부부가 더없이 행복해함에 보는 우리도 덩달아 행복하다.

설거지를 끝낸 질부가 냉장고를 정리하듯이 이것저것을 꺼내어 식탁 위에 올려놓고 있다.

“어머니! 집에 가실 때 가지고 가세요. 작은어머니 것도 있어요.”

그것은 이름도 모르는 귀한 산나물들이다.

“내가 너를 챙기는 것이 아니고, 빈손으로 온 시어머니를 며느리가 챙기고 있으니 나이래도 되는 거니?”


두릉댁 이상분 씨는 평택시 고덕면 두릉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여성농업인으로 현재 농어촌여성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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