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가격하락에 양파재배 농가들의 걱정이 크다. 대표적인 양파주산지인 무안군의 경우 농협들이 자체적으로 적립한 유통손실보전적립금까지 모두 바닥나 올해 양파 수매가격을 얼마에 책정해야 할지 걱정이다.

통계청이 4월 29일 확정 발표한 양파 재배면적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19.3%가 증가한 2만3908ha에 이른다. 특히 중만생종 양파의 경우 생산량이 145만5000톤으로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중만생종 양파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경우 6월 중순부터 시작될 농협의 양파수매가 순탄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생산농가 보호를 위해 수매량을 늘리겠다고는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지난해 전남지역 농협들의 양파수매가는 20kg 한망 당 1만6000원 선이다. 하지만 올해는 8000~9000원도 힘들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일부 농협에선 지난해 말 20kg 한망 당 9000~9500원에 농가와 계약재배를 체결했지만 가격을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3년산 양파유통에서 큰 손해를 보면서 지난해보다 여건이 더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실제 무안 서남부채소농협의 경우 20억원까지 확보했던 유통손실보전적립금이 모두 바닥났다. 결국 수매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칫 올해까지 양파유통에서 적자를 기록한다면 농협도 회생불능 상태에 빠지거나 적자결산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한 농협 관계자는 “생산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시세도 내려갈 것으로 보이고 농협도 여력이 없다”면서 “지역농협 조합장협의회에서 가격을 정하겠지만 계약재배가격 이상에 사들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정부는 더 이상 양파문제를 시장에 맡겨선 안된다. 이미 농협이나 상인들도 한계에 직면해있다.
여기에 생산농가의 소득보장도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정부차원의 유통손실보전금을 지원해야 한다. 농협의 수매 이후 가격이 크게 하락했을 때 정부가 손실에 대한 안전망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안병한 기자 전남 취재본부 anb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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