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없는 단백질 부드럽고 연하게 먹는 조리법 개발…소비자 인식 전환 기대

말산업육성법 제정 이후 말고기 수요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인 농협중앙회가 국내 말고기 생산·유통·소비현황을 진단한 자료를 내놨다. 제주도를 중심으로 말고기가 소비되면서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이기는 하지만 생육이 아닌 조리된 상품으로의 판매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내 말고기 생산 연구를 담당한 김언현 건국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말은 일반가축에 비해 체온이 5~6℃가 높아 체내에 기생충이 있을 가능성이 적고, 심장에 비해 비장이나 간장 등의 해독기능장기가 작아서 사육 중에 항생물질이나 호르몬제 등을 투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안전육이다. 또한 구제역이나 광우병 등에 안전한 동물로 건강과 기능성이 요구되는 현대사회에 가장 적합한 육류로 발전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제주지역에서 비육마로 생산되는 종은 제주마와 한라마가 주류로 체격이 왜소해 체중이 가벼우며, 마블링이 좋지 않다. 일본의 비육마(농용마)와 비교하면 도체중이 각각 744kg·209kg으로 500kg 넘게 차이가 난다. 또 사양프로그램이 없으며, 사료·사양전문가도 없는 실정이며, 비육마 개량목표도 없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꼽힌다.

유통분야에서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말고기를 터부시하는 인식이 가장 큰 걸림돌이며, 종축이 통일돼 있지 않아 육질의 차이가 난다는 점, 전용도축장 없다는 점 등도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지적됐다.

말고기 시장 현황에 대해 연구한 김태경 인터그레이티드 박사는 “제주도의 비육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사육농장은 1000여개가 있는데 이중 전문비육농장은 10여개에 불과하다”면서 “이들 비육농가가 임도축을 해서 직접 가공을 해 소매단계로 파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소수의 비육농가가 전체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김 박사는 “이들 중 2개소에서 말고기 전체 물량의 60~70%를 생산·공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전체 말고기를 보면 통일된 비육시스템이 없고, 전문사료나 사양관리체계가 마련되 있지 않으며, 제주마·한라마·더러브렛 등의 종류가 섞여 사육되면서 육질에서도 차이가 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말고기에 마블링을 어떻게 넣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보다 지방이 없는 단백질로서 어떻게 연하고 부드럽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느냐에 초점을 맞춰 요리개발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본다”면서 기존 마블링 중심의 고기와의 차별성 제고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지난달부터 잠실·송파·서울역점 등에서 말고기를 판매하고 있는 롯데마트 이권재 부장은 말고기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아직 미흡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에 따르면 지난 4월 16일부터 5월 18일까지 32일간 말고기를 판매한 결과 매출액은 1177만원가량으로 이익률은 -130%에 달했다. 또 생육의 특성상 무작정 보관이 어렵다는 점에서 에누리를 통해 판매를 하게 되는데 이에 따른 에누리 율이 약 27%였다. 

반면, 요리로 개발된 말고기의 판매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고기 프로모션에 참여한 롯데월드호텔 정용재 총주방장은 “처음부터 말고기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고객이 있는 반면,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도 있고, 이들에게 맛있게 요리된 음식을 제공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중식당 프로모션은 성공적이었는데, 이는 접근성이 용이한 부위를 사용해 요리를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농협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소비자가 생육을 사서 직접 요리를 하기에는 아직 여건이 미흡한 상황으로 보이고, 요리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은 부가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앞으로 요리개발과 함께 말고기에 대한 인식전환을 통해 소비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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