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갈아엎었는데도 값 요지부동”

▲ 정판종씨가 가격하락에 거래부진, 인건비 상승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상인들 거래 뚝 끊기고
인건비 껑충 ‘삼중고’
중만생종 수확도 걱정


“이건 도무지 답이 없습니다. 양파가격은 폭락했는데, 상인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답답합니다. 이러다보니 농가들마다 수확작업에 정신없고, 인건비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폭등하고 있습니다.”

무안지역 양파재배 농가들의 한숨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불과 며칠 전 조생양파 154ha를 갈아엎었는데도 한번 떨어진 양파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올해 조생종 2400평과 만생종 6000평 등 8400평에 걸쳐 양파농사를 지은 정판종(58·무 안군 해제면 양매리) 씨는 “조생양파 2400평중 1000평은 수확도 못해보고 갈아엎었다”며 “그런데도 상인들은 거래를 뚝 끊었다”고 말했다. 예년엔 보통 수확 1~2달 전이면 이미 포전거래가 완료됐는데, 올해는 거래 자체가 없다.

하는 수 없이 정 씨는 조생양파 1400평을 직접 수확했다. 20kg들이 1200망을 수확해 도매시장 등에 1만2000원에 판매했다. 수확작업을 하는데 1망당 3000원이 들었다. 작업비 등을 빼면 결국 1평당 7000원에 판매한 셈이다. 문제는 중만생종이다. 물량도 많은데 전혀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정 씨는 “다행히 지난해 말 서남부채소농협과 20kg 1망당 9000원에 출하계약을 맺었다”며 “판매처는 확보했지만 가격이 문제”라고 토로했다. 이 정도 가격이면 평당 6000원 꼴이다. 지난해 1만5000원의 1/3수준이며, 1만원 선을 유지하던 평년가격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

문제는 상인들이 포전거래를 하지 않으면서 농가들이 직접 수확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력수급난으로 무안지역 인건비가 올 봄 8만원에서 12만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무안지역 인건비는 5월과 6월초까지 7만∼8만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다 6월 중순이면 10만∼12만원까지 오르는데, 올해는 더 빨리 오르는 모양새다. 인력시장에선 15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돈다.

정 씨는 “앞으로 1~2주 후부터 중만생종 양파 수확이 시작되는데, 농가들마다 인부를 구하지 못해 한숨 뿐”이라며 “양파가격마저 폭락하다보니 수확의 기쁨도 없이 빚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김중현 한농연무안군연합회장은 “올해는 양파가격까지 폭락해 농가들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로, 지자체는 물론 농협 등 유관기간까지 적극적인 일손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무안=최상기 기자 chois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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