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동시개화·큰 일교차…수확일 수 줄어 생산량 감소

올해 봄철 이상고온 현상으로 인해 벌꿀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전국적으로 꽃이 동시에 피면서 꿀을 채취할 수 있는 수확일이 줄어든 데다 일교차도 크게 벌어져 꽃이 지는 경우가 나타나는 등 양봉 농가들이 벌꿀 수확에 애를 먹고 있다.

양봉 농가들에 따르면 올해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벌꿀 수확이 지난해에 비해 차질을 빚고 있다. 이상 고온으로 인해 예상보다 꽃이 일찍 피었지만, 전국적으로 동시에 개화가 이뤄지면서 수확일이 줄어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개화가 먼저 이뤄지는 남부 지방으로 시작으로 수일에서 수십여일의 간격을 두고 점차 북상하는 개화시기 동안에 봄철 벌꿀 수확이 집중되는데, 올해의 경우 전국 동시적으로 개화가 이뤄지면서 수확일이 크게 줄어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 또한 일교차가 크게 벌어져 꽃의 생육 환경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등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광배 한국양봉협회 충남지회장은 지난 16일 “꿀이 지난해에 비해 많이 나오지 않고 있다. 원래 5월이면 꿀 생산이 많아야 되는데, 올해는 지금 상황에 보면 재작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상고온으로 동시 개화되면서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김 지회장은 이어 “고온 현상으로 일교차가 커지고 최근 비가 내려 꽃이 지는 경우가 발생해 수확에 어려움이 많다”며 “남쪽에선 꿀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어 북쪽으로 올라가 따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촌진흥청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평균기온은 지난해보다 2℃가량 높은 상황이며, 5월 들어서도 일부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의 고온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병충해 발생 및 농작물 피해 우려 등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양봉 농가들도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 가평의 한 양봉 농가는 “이상고온으로 인해 꿀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과 함께 더운 날씨가 벌의 산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해 개화시기를 감안해 일찌감치 봉분 시기를 앞당겼는데, 더운 날씨 때문인지 벌 개체수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농가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일부 지역에선 질병 발생의 조짐도 전해 오고 있어 농가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상 고온에 따른 피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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