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봄바람이 불면서 농촌 들녘도 어느새 봄기운이 가득하다. 따뜻한 햇살 아래 농민들은 한 해 농사를 위한 분주한 봄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봄 농사에 있어 농민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다리가 욱신욱신하고 통증이 느껴지면서 농사에 제대로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민들은 쑤시고 아픈 무릎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으며, 퇴행성관절염이 자주 발견된다. 농사가 주된 업무인 농민들은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일이 많고, 양반다리로 앉는 좌식생활에 오랜 기간 익숙해져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세는 무릎에 심한 부담을 주어, 연골 손상을 발생시킨다. 또한 중년 여성이라면, 폐경기를 거치면서 뼈를 형성하는 단백질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 때 무릎 연골이 약해지면서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지게 된다.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내에 위치한 연골이 노화 혹은 외부의 충격으로 손상되면서 뼈와 뼈가 맞닿아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의 주범인 연골은 충격을 흡수하며 무릎의 원활한 운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연골은 혈관이 없는 조직으로, 한 번 손상되면 자체적으로 재생되지 않는다. 또한 신경세포가 없어 손상이 되어도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미 관절염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하는 경우가 있으며, 방치하다 퇴행성관절염 말기까지 악화되기도 한다.

퇴행성관절염은 가급적 자신의 무릎 연골이 남았을 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연골 손상이 적은 관절염 초기에 발견하여 재생치료를 통해 더 이상의 손상을 막는 방법이 최선이다. 특히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통증이 느껴지며, 이유 없이 무릎 통증이 느껴지거나 무릎이 붓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연골 손상이 작은 퇴행성관절염 초·중기라면 줄기세포를 통해 연골을 재생시킬 수 있다. 줄기세포는 아직 분화하지 않은 세포로,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능력을 지녔다. 환자의 골수나 지방, 그리고 제대혈에서 추출한 성체 줄기세포는 손상된 연골 조직으로 분화하여 재생을 촉진시킨다. 줄기세포 치료법은 부작용이 없으며 회복이 빨라 고령자들도 부담 없이 시행할 수 있다.

만약 연골이 닳아 없어진 퇴행성관절염 말기라면,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인공관절술이 필요하다. 퇴행성관절염 말기는 무릎이 자주 붓고, 통증이 심하여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다. 이때는 닳아 없어진 연골 대신에 인공관절을 이식하여 통증을 감소시키고 무릎의 운동범위를 확보해주는 수술법이 시행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하여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농민들의 경우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를 장기간 취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또한 틈틈이 무릎 주변의 근력을 높일 수 있는 운동과 스트레칭을 해주어야 한다.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은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하체의 근력을 높여주는 운동으로 도움이 된다. 또한 소금과 설탕이 다량 함유된 인스턴트식품은 삼가고, 균형 잡힌 식단을 갖도록 한다.

고용곤 원장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외래 교수이자 관절질환 전문병원 연세사랑병원장으로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들이 보다 만족할 수 있는 관절염 치료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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