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8개월간 치러진 1차 소나무 재선충과의 전쟁이 막을 내렸다.

이 기간 동안 제거한 고사목은 54만5000여그루에 달하는데, 여기에는 연인원 11만여명과 2만7000여대의 장비와 차량, 447억원의 예산도 함께 투입됐다.

이뿐이 아니다. 이번 전쟁에서 3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당하는 등 모두 12명의 사상자를 내는 인명피해까지 입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제주도 전체 소나무 입목지 1만6884ha의 39%인 6381ha나 되는 고사목 지역에 대한 대체림 조성을 위한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야 하고, 호우시 2차 피해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제주도 당국에서는 고사목 제거작업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초기 대응을 철저히 했더라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올해에도 전년 발생량 대비 50% 정도의 고사목 발생이 예견되고 이 같은 노력을 지속해야만 향후 5년 후에야 완전 방제가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소나무 재선충과의 전쟁,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한라산 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제주시 오라동과 연동 그리고 노형동 등 3개 지역에서 솔수염 하늘소 유충이 번데기로 변하는 용화현상을 확인했다고 한다. 솔수염 하늘소가 성충이 되면 재선충 매개 활동이 활발해진다.

자칫 올해도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 엄청난 재선충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제주도는 1차 재선충 방제종료 시점에서 한숨을 돌리지 말고 당장 지금부터 비상체제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따라서 방제작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방제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즉각 가동할 것을 강력히 주문한다.

김현철 기자 제주취재본부 kimh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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