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에너지효율화사업 일환으로 보급되는 목재펠릿보일러가 원료가격 상승으로 농업현장에서 방치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시설원예 농가들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정부는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하기 위해 보조 사업으로 목재펠릿 보일러를 공급했다. 농업용 면세유 가격이 1ℓ당 최고 1100원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에너지절감 효과를 거두면서 탄소배출량도 줄인다는 목적에서다. 목재펠릿을 사용하면 유류난방기 대비 30% 정도 난방비 절감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겨울 목재펠릿 원료 평균가격은 1kg당 350원 내외로 전년보다 100원 오르면서 목재펠릿보일러 가동을 중단하는 농가가 늘었다. 원료가격이 예년에 비해 40% 급등해 유류난방기보다 비용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충남 공주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이 모 씨는 “목재펠릿을 사용하면 힘이 많이 들지만 그마나 30% 정도 난방비를 줄일 수 있어 가동했다”라면서 “난방비 절감 효과가 없으면 펠릿보일러는 무용지물인데 사용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공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추정된다. 경남 진주에서 난방기 대리점을 운영하는 최재규 ㈜태광에너지 대표는 “최근 펠릿보일러를 사용했다가 가동을 중단한 농가만 약 30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라면서 “원료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펠릿보일러를 사용하기 어렵다보니 전기보일러 등 대체 기기를 선택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목재팰릿 가격 상승 요인은 산업 분야에서 팰릿보일러 사용 빈도가 급증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식품업체 등 탄소배출량을 줄이거나 비용절감을 필요한 산업체에서도 팰릿보일러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최근 농업분야에 공급된 팰릿보일러는 기술개발로 완성도 측면에서 안정된 제품이 다수”라면서 “이에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탄소배출량 감소에 대한 인센티브를 적용해 시설원예 농가에 원료구입비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