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격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말부터 문제가 됐던 대파나 양파, 겨울배추 등은 물론 최근엔 마늘까지 가격폭락 대열에 합류했다.

얼마 전 만난 강진의 마늘재배 농가는 “지금쯤이면 90% 이상 포전거래가 끝날 시점인데 어찌된 일인지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농민들은 이러다가 애써 농사지은 마늘을 밭에서 갈아엎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이 태산이다.

다행히 며칠 전 강진군에서 첫 포전거래가 성사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거래면적은 4만6200㎡로 강진군 전체 마늘재배면적 150ha에 비하면 3%밖에 되지 않지만 첫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즉, 이번 거래를 통해 기준가격이 마련된 만큼 조만간 포전거래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농가들의 전망이다. 그런데 이 또한 예상치일 뿐 과연 거래가 확대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가격 때문이다. 상인들은 비싼 가격이든 싼 가격이든 거래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면 매매에 활기를 띤다.

그런데 지금은 불과 1~2달 앞조차 제대로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2013년산 마늘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올 생산량에 따라 가격진폭이 그 어느 때보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에 강진군에서 이뤄진 첫 거래 가격은 3.3㎡당 6700~7000원이다. 지난해 가격 8500원과 비교하면 20%이상 하락했다. 20%이상 하락한 가격에 농가들의 불만은 높지만 시장가격은 여전히 미지수다. 더 이상 민간에게만 맡길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얼마 전 정부는 양파수급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과잉공급이 예상되는 만큼 수확기 이전에 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마늘도 마찬가지다. 이미 농촌현장에선 가격폭락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농가들의 불안심리가 커지는 만큼 정부는 하루빨리 마늘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반복해선 안된다.

최상기 부국장 전남취재본부 chois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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