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불법종자 판매 현황

올 보급종 씨감자(씨감자) 가격이 급락하면서 불법종자 유통을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최근 몇 년간 씨감자 가수요로 인해 높은 가격을 형성하면서 불법 및 불량 종자로 수익을 남긴 업체들이 난립해 일어난 현상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따라 씨감자 불법종자 판매 현황과 근절 방안은 무엇인지 2회에 걸쳐 알아본다. 

일반감자를 종자로 둔갑
병해충 전염 우려 높아
종자관리사 보증만으로 공급


종자원에서 봄 파종기를 앞둔 2~4월까지 씨감자, 채소종자 등 불법종자 차단을 위한 정기 유통조사를 실시한 결과 불법 씨감자를 유통한 업체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들은 전국 농약사 등 유통경로에서 불법종자를 판매하다 생산자 역추적을 통해 적발됐다고 한다. 특히 이들 업체는 합법 업체로 가장해 유통시키는 수법으로 연간 수천 톤의 불법 종자를 판매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 씨감자는 강원도감자종자진흥원(진흥원) 8000톤 내외, 강원감자조합공동사업법인(공동사업법인) 2000톤 내외, 민간업체 7000톤 내외 등 전국 유통량 중 50% 이상을 강원지역에서 공급하고 있다. 기본적인 생산체계는 기본식물을 원원종 및 원종으로 증식해 채종 참여농가에 공급돼 씨감자를 생산한다. 채종 농가 포장은 바이러스 토양 오염 검사 등을 거치며, 50~270g 씨감자만 최종 수매돼 국가 보증종자로 전국 감자 주산지에 공급된다. 진흥원과 공동사업법인은 채종 참여농가에서 수매를 하고, 민간업체는 자체 생산하는 구조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자체 씨감자 생산 체계를 갖추고 공급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씨감자 공급가격은 이원화 돼 있다. 올해 진흥원은 정부 및 강원도 보조지원으로 1상자당(20kg 기준) 2만9300원대에 공급했으며, 공동사업법인 및 민간업체는 평균 3만4000원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흥원 공급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공동사업법인 및 민간업체 판매 가격은 1만 원 이상 하락했다.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불법종자가 대량 유통되면서 씨감자 가격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종자 유통 업체는 진흥원이나 공동사업법인, 일부 민간업체처럼 씨감자를 수매하거나 직접 생산하지 않고 구매로 물량을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0~100g 일반 감자를 종자로 둔갑시켜 5배 이상의 폭리를 취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불법으로 종자를 유통하면서 바이러스 검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병해충을 전염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한 민간업체 관계자는 “이 불법종자는 조직배양에서 보급종까지 정식 단계를 거치지 않고 종자산업법을 악용해 종자관리사 보증만으로 공급하고 있다”라면서 “이렇게 유통되는 불법종자가 연간 30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우량 씨감자 공급을 차단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불법종자가 유통되는 이유는 씨감자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철저한 단속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몇 년 전 씨감자 부족은 감자 가격상승으로 가수요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식용종자, 자가 채종 등을 제외하면 실제 봄 파종 씨감자는 크게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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