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품종 개발 열전 ⑦맥주보리 ‘백호’

▲ 박종철 박사가 맥주보리 ‘백호’의 생육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제주농기원 재배단지 조성
제주개발공사 맥주 개발
지난해 7월부터 판매점 개점
6개월 만에 매출 5억 돌파


국내 기술로 육성된 맥주보리를 이용한 ‘프리미엄 맥주’가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맥주보리는 제주개발공사가 신제품 맥주로 연계시키면서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 창출은 물론 침체에 빠진 국내 보리 가공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농촌진흥청 맥류사료작물과에 따르면 보리는 수매를 통해 농가의 겨울철 주요 소득 작물 중 하나였으나 수매 중단과 함께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2001년 11만 톤에서 2012년 1만 톤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보리산업의 새로운 활로 개척을 위해 다수성이면서 단백질 함량이 낮은 고품질 맥주보리 ‘호품’, ‘백호’ 등을 개발해 국산 맥주보리 산업화 기반을 다졌다.

맥주보리 육종을 연구하고 있는 박종철 맥류사료작물과 박사는 “지난 2003년 개발한 ‘호품’은 수확량이 많고 종실 색택이 밝으며, 맥주 제조 특성이 우수해 국내 맥주용 보리가 국제적 품질 경쟁력을 갖게 된 품종”이라며 “지난 2008년 육성된 ‘백호’는 제주지역 적응성이 우수한데 흰가루병과 바이러스병에 저항성이고 수량도 1ha기준 6.7톤으로 ‘호품’보다 최고 17% 높다”고 설명했다.

백호보리는 2008년 품종 등록(익산 137호)된 것으로 쓰러짐에 강하고 저단백에다 효소력가가 높아 원맥과 맥아 품질이 우수하다. 맥주의 맛은 품종에 따라 다양한데 ‘호품’은 부드럽고 비교적 순한 맛인 반면 ‘백호’는 쌉쌀한 보리 맛이 진한 특성을 지닌다.

특히 ‘백호’는 맥주제조에 중요한 특성인 발아율, 단백질, 효소력가 등은 물론 제주지역 적응성이 우수한데 국산 보리 100%와 화산암반수를 이용한 제주 특화맥주 산업화를 위한 원료 품종으로 전용 실시됐다.

맥주보리 ‘백호’는 제주도농업기술원에서 계약재배 단지를 조성해 생산하고, 제주개발공사가 신제품 맥주 개발과 함께 지난해 7월 판매점을 오픈하면서 새로운 활성화의 전기를 맞고 있다. 제주맥주는 ‘필스너(Pilsner)’, ‘스타우트(stout)’, ‘에일(2종-pale, strong)’ 등 4종이 개발됐다. 소비자 선호도 조사 결과 필스너와 스트롱 에일은 수입 맥주에 비해 우수하거나 대등한 맛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맥주는 영업개시 6개월 만에 연말까지 5억 원의 매출을 돌파하는 등 소비자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는 미국 맥주회사 브루클린사가 제주개발공사에 합작 사업을 제안함으로써 수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제주 화산암반수를 이용한 맥주공장을 합작해 미국으로 수입해가는 방식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국산 원료보리 100%를 활용한 제주 특화맥주 산업화는 농가 소득증대는 물론 제주지역 월동채소 과잉 생산 예방과 맥주생산 및 판매로 인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기여도 기대된다. 맥주 1만5000㎘ 생산하는데 백호보리 약 3000톤이 필요한데 이는 35억 원의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물량이다.

계약재배 면적은 지난해 10ha(40톤)에서 올해는 맥주판매 호조로 100ha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미국 맥주회사와 합작 사업이 결정되면 재배면적도 급속히 증가하게 된다. 박종철 박사는 “백호보리를 이용한 제주맥주 개발은 단순한 제품 개발을 넘어 우수 품종 육성부터 생산, 제품개발, 판매까지 농업 6차산업화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며 “향후 품종 선정과 단지화 및 생산관리로 국산 보리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문광운 기자 moon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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