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판매망 구축·가공제품으로 부가가치 창출, 생산비 절감 주력”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양돈농협 정보교류대회’

양돈농협 정보 교류대회가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주최로 지난 10~11일 농협보험 수안보 수련원에서 개최됐다. 전국 양돈농협 및 계열사, 농협중앙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행사는 각각의 양돈농협이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한 정보 교류를 통해 국내 양돈산업이 나가야할 방향을 점검하는 자리가 됐다. 이날 사례발표에 나선 양돈조합들은 조합원을 위한 안정적 판매망 구축, 가공제품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양돈농가 생산비 절감 등을 우선에 두고 사업을 추진 중에 있었다. 이날 사례발표에서 제시된 각 양돈농합의 중점 추진 사업 등을 살폈다.

 

#안정적 판매망 확보

축산물종합유통센터 건립 추진
직매장 운영 소비자 신뢰 확보

농업협동조합이 추구해야할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조합원이 생산한 농축산물을 안정적으로 판매해 주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부경양돈농협은 조합원의 안정적 판매망 구축을 위한 축산물종합유통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해와 부경 공판장 기능을 통합, 현 김해시 주촌면 부경공판장 일원에 도축장 및 육가공공장을 갖춘 축산물종합유통센터를 건립하고 있는 것. 센터가 완공되면 조합원 일일 출하물인 약 5000두의 돼지가 이곳에서 모두 도축이 가능하게 된다.

특히 이곳 센터는 모든 설비 공정의 자동화 및 위생적 관리를 통해 교차오염을 예방하고, 부산물 상품화 사업, 혈액처리사업, 렌더링 공장 운영 등 신규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날 발표를 맡은 부경양돈농협 신흥철 팀장은 “외부적으론 국내산 축산물의 품질과 안전성 확보 및 복잡한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요구가 있고, 내부적으론 조합원의 안정적 판매망 확보와 더불어 도축수수료 외 수익구조의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축산물종합유통센터 건립을 통해 위생안전성 확보 및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친환경, 에너지절감 및 동물복지형 공판장의 롤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전충남양돈농협은 직매장 운영을 통해 판매사업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대전충남양돈농협은 포크빌 1·2공장을 운영하면서 돼지고기는 물론 찜갈비, 양념곱창, 족발, 만두 등 다양한 돼지 가공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여기서 생산된 돼지고기 및 가공제품은 전국 12개소의 직매장을 통해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

대전충남양돈농협 측은 조합원이 생산한 축산물을 구입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간 신뢰도를 높인다는데 직매장 운영목적이 있다면서 기존의 유통단계를 탈피함으로써 신선육 공급과 저렴한 단가에 각종 축산물과 가공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강원양돈농협도 지역 밀착형 영업 등을 통해 조합의 하나로마트 매출을 해마다 늘리면서 판매 기능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양돈농협은 규격화된 고품질 돈육브랜드 생산·판매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는 등의 노력으로, 조합 경제사업에서 하나로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77%에 이르고 있다.

 

#생산비 절감 분야

대체원료 활용 경제사료 생산
두당 2만646원 생산비 절감

부경양돈농협은 경제사료 생산을 통해 조합원의 생산비 절감에 도움을 주고 있다. 기존 사료원료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대체 원료를 이용해 경제사료를 생산, 농가 생산성은 유지하면서 사료가격은 낮추고 있는 것이다.

부경양돈농협이 경제사료를 이용하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사료비 절감액을 분석한 결과 현금판매가 기준 사료비 절감액은 두당 2만5935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출하일령이 기존에 비해 평균 5.4일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따른 추가사료비 5289원을 빼더라도 두당 사료비 절감액은 2만646원으로 추정돼 생산비 절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경양돈농협 허필승 계장은 이날 “생산비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목표아래 경제사료를 개발하게 됐다”면서 “하지만 경제사료에 대한 불신으로 어려움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경제사료를 저가사료라고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옥수수, 대두박에 대한 믿음, 저가 원료를 쓰면 돼지가 망가진다는 생각으로 경제사료의 진입장벽은 높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초 경제사료 점유율이 58%까지 올랐었는데, 이에 대해서도 낮은 돈가에 의한 일시적 유행일 뿐이라는 말이 있었다”며 “비록 돈가가 회복되면서 점유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지난해 7월 이후 안정적 생산과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고, 향후에는 단계별 사료 급여가 정착되도록 제품라인업을 완성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원 지원 사업

전담직원이 분뇨 처리 컨설팅 
악취물질 분해 미생물제 공급

올 2월 가축분뇨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분뇨처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가축분뇨로 만든 퇴비와 액비에 대한 품질기준과 검사기준이 도입되고, 2017년부터는 가축분뇨 무단배출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전자인계관리제도가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

이에 따라 대전충남양돈농협은 분뇨 컨설팅 전담 직원을 두고 조합원들의 분뇨처리 문제를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수질분석센터 운영을 통해 방류수 및 가축음용수에 대한 분석을 시행하고, 가축분뇨 수입운반업 시행을 통해 조합원의 분뇨처리에 있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교육지원사업비를 활용해 전 조합원에 대한 퇴비, 액비검사를 실시하고, 지역 축협 및 개인이 운영하고 있는 퇴비공장과 원료반입 계약을 추진하는 한편 퇴비화에 대한 모범사례를 발굴 하는 등 퇴비생산 컨설팅을 강화할 계획. 또한 가축분뇨 전자인계관리제도 도입에 대비해 작목반 조직을 활용, 프로그램 교육도 실시할 예정에 있다.

이와 함께 부경양돈농협은 조합원 농가 미생물공급 사업을 통해 악취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합에서 EM균 등 악취물질의 분해를 돕는 미생물제를 생산 농가에 공급하고 있으며, 악취저감기술을 발굴하는 한편 책자를 통해 조합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농장 여건에 맞게 악취저감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서울경기양돈농협은 이날 ‘동물병원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하며, PB상품 개발을 하나의 사례로 제시했다. 서울경기양돈농협은 효모제·비타민제·유기산 등을 혼합한 ‘서경스위트믹스’ PB상품을 개발, 판매량이 2011년 약 4톤에서 2013년 34톤으로 증가했다. 여기엔 품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목표 아래 정확한 용법·용량 지도 등 수의사의 적극적 처방이 주요했다. 서울경기양돈농협은 또 총 3대의 방역차량을 운영하며 질병 전파를 차단하고 있으며, 종돈 분양 수탁사업을 통해 우수한 후보돈 공급 및 종돈 사후관리 지도 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부가가치 제고

부산물가공공장 경쟁력 확보
‘본래순대’ 프랜차이즈 사업도

도드람양돈농협은 이날 ‘돼지 부산물 소비확대 및 부가가치 제고 방안’에 대한 사례를 발표했다. 도드람양돈농협의 경우 현재 약 1650㎡(약 500평) 규모로 현대적 시설을 갖춘 부산물가공공장을 건립 중에 있다. 돼지 부산물의 경우 도축물량 증대 시 단가하락 및 물량처리의 어려움이 있고, 도축물량 감소 시에는 수입부산물로 인해 단가상승이 제한적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보다 위생적인 가공 시설이 요구되고 있는 상태.

이에 도드람양돈농협은 부산물가공공장 준공을 통해 생산 및 유통경로를 단순화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안전하고 위생적 제품을 생산해 프렌차이즈 등 대형 납품처를 개척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또 부산물가공공장이 준공되면 생물 판매 위주에서 가공 판매로 전환돼 판매 다각화 및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

특히 도드람양돈농협은 지난해부터 ‘본래순대’라는 순대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향후 부산물가공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프랜차이즈 사업과 연계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도드람양돈농협 전성호 본부장은 “FMD 이후 부산물 가격이 하락해 평균 1만5000원 하던 두내장 값이 5000원에 형성돼 조합에서 부산물로만 30억원이 증발하기도 했다”며 “돼지머리 1개로 순대국 12그릇이 나오는데 200개 점포에서 점포당 500만원의 이익이 나면 총 10억원의 이익이 생기고 이는 다시 농가에 환원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자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해야”
#이영규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장

“조합 역량 강화를 통해 6차 산업형 농업을 육성하고, 궁극적으론 생산자 협동조합형 패커를 육성해야 합니다.” 이영규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장의 말이다. 이번 양돈농협 정보교류 대회에 참석한 이영규 조합장은 각 조합별 사례발표에 앞서 ‘한국 양돈산업 발전을 위해, 양돈농협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이영규 조합장은 국내 양돈산업 환경에 대해 농가의 원가 경쟁력 및 품질 경쟁력 확보, 도축·가공 시설의 현대화, 소비자 선호 품질 유지 및 판매망의 다각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양돈조합이 추구해야 할 길은 6차 산업형 농업 육성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과 생산자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이라고 강조했다.

이 조합장은 이날 협동조합형 패커로 데니쉬크라운의 예를 들었다. 그는 “1887년에 설립된 데니쉬크라운은 생산·수집·정산과 같은 일은 조합이 담당하고, 도축·가공·판매·수출 등은 10여 개의 자회사가 유기적 연결을 통해 자국 및 전 세계에 육가공품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국내 양돈산업도 조합이 역량 강화를 통해 자생력을 키워야 조합원 물량 판매기능이 확보 되고, 이를 통해 조합원 및 가족 농가의 보호라는 협력·상생의 가치가 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영규 조합장은 “양돈농협의 발전을 위해선 시장 선점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된다”면서 “이를 위해선 도축·가공 분야에서 조직에 맞는 적합한 투자와 식품산업으로의 체질개선, 판매망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2차 육가공 부문 사업의 확대는 양돈산업 성장을 위해서 필연적 일”이라며 “규모화·안정화를 기반으로 2차 육가공 사업을 확대해 양돈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수출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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