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계촌리에 유기농채소를 고집스럽게 재배하고 있는 한 농민이 있다. 17년간 유기농 생산조직에서 작물재배 지도자로 활동해 온 김백중(56세)씨. 김 씨는 이곳에서 2년간 배추 3만3000㎡(1만평)과 무 6600㎡(2000평)를 재배하고 있는 유기농 전문 농업인이다. 무, 배추를 비롯하여 시설고추 약 9900㎡(3000평)과 야콘도 재배하고 있다.

김 씨가 유기농법에 뛰어든 것은 지난 1995년으로 벌써 19년째 이르고 있다. 농약과 비료 등으로 오염되고 병든 땅을 살리기 위해서는 유기농법이 하나의 대안이라 생각해 농사를 시작했다. 무농약, 무비료, 무제초 등 3무(無 )농법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병든 땅을 살리는 것은 병든 사람을 살리는 길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농업인의 자세라 여기고 있다.

많은 농업인들이 농약과 비료를 빼놓을 수 없는 관행농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홀로 3무 농법을 한다는 것은 왠만한 고집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김 씨는 땅을 살리기 위해 유기질 퇴비 생산에 온갖 정성을 쏟는다. 우선 무항생제로 키운 소와 닭의 우분과 계분을 확하여 직접 키운 옥수수, 야콘, 콩대, 잡초 등을 파쇄하여 쌀겨(미강)와 EM을 배양 혼합하여 발효 퇴비를 만든다. 마을에 만들어진 발효 퇴비장에는 기름진 땅을 만드는 퇴비가 연중 생산되고 여기에 작물별 미생물을 이용한 식물영양제도 약 20여가지가 만들어진다. 작물별로 병해는 물론 재배 특성이 있어 그에 적합한 영양제를 만들어 엽면시비를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


사진 1. 김백중씨가 부인과 함께 수확한 무농약 배추
사진 2. 김장용 절임배추를 만들기 위한 수확이 한창이다.

이렇게 해서 생산된 농산물은 전량 전문 업체 등을 통해 판매된다. 풋고추의 경우 품질이 좋아 지방 백화점 등에 고정 출하되고 있으며 무와 배추는 올해 5톤트럭 6대분이 급식 식재료로 팔릴 정도로 인기가 좋다. 최근에는 김치공장의 주문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무농약 인증 농산물의 경우 일반품보다 10~20% 값이 높지만 안전한 고품질 농산물을 요구하는 유통업체의 주문은 오히려 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씨 농장의 농산물을 먹어 본 소비자들의 경우 고정 고객이 되어 수확기가 되면 택배를 통한 유통도 활발하다.

김백중 씨는 오랫동안 무농약 재배를 솔선수범하는 과정에서 32세의 외아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낀다. 실제 가정에서도 안전한 식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족의 건강과 화목이 유지된다고 보고 있다.

김 씨 유기농법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20년 가까이 유기농을 운영하고 있어 이제는 일반 재배보다 더 편리하고 농약과 비료를 쓰지 않아 소비자들의 신뢰감이 더 높아졌다”며 “주위 몇 농가들도 유기농재배에 동참하고 있어 좋은 먹거리 생산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안전한 고품질 농산물 생산 뿐 아니라 유기농산물이 자라는 자연환경을 도시민들의 정신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는 편안한 곳으로 자리잡길 바라고 있다.

홍치선hongc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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