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충남 논산시의 들녘은 수박이 주렁주렁 열린 백색 비닐하우스로 가득차다. 본래 딸기로 유명한 논산이 불과 10여년만에 수박의 유명 주산지로 바뀐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중부내륙의 중심 도시로 물류거점이라는 지역적 특징이 있다고 하지만 대량 생산과 고품질 맛으로 유명세를 탄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논산 수박의 유명세를 이끄는 장본인은 바로 논산수박연구회 영농조합(대표 유재수)라 할 수 있다. 올해 97농가가 참여한 영농조합에서 1~2기작으로 약 100ha(200평 하우스로 1500동)를 재배하여 연간 6000톤을 출하한다. 지난 1999년 논산 농업기술센터에서 수박연구회를 만들어 소득작물로 재배기술을 확산한 지 14년만의 성과다.

수박 출하가 한창 이뤄지고 있는 지난 5월15일, 논산시 강경읍내의 한 물류센터에는 아침부터 수확한 1만3000여통의 수박이 파렛트에 의한 다단식상자에 포장돼 도시 유통업체로 출하할 채비를 갖추고 있었다. 반입된 수박은 센터 중심에 마련된 대형 비파괴 당도 선별을  통과하여 크기별로 자동 선별된다. 공동선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출하 전단계의 수박의 당도를 측정해 보니 12.5브릭스로 마치 설탕을 먹는 것처럼 달고 선명한 색깔과 식감을 나타냈다.

전체 회원농가 중 60% 가량이 친환경재배를 하고 있단다. 정부의 저농약 인증이 폐지되면서 줄고 있는 추세지만 소비자들의 안전과 품질 요구에 부응해 20여명의 농가는 이미 GAP인증을 받아 고급화를 추진하고 있다. ‘예스민 논산수박’이란 브랜드는 이런 농가들의 노력과 공동선별과 물류를 통한 결과라 볼 수 있다.



논산수박연구회 영농조합, 고품질 ‘예스민 논산수박’ 생산

‘예스민 논산수박’의 명성은 재배환경에서도 크게 좌우한다. 수박이 자라는 땅은 옛 벼농사로 알려진 논산평야의 중심지다. 토질 자체가 찰지고 기름진 점질토로 사질토와는 다르기 때문에 수박의 당도가 높고 아삭아삭함이 더한다.

여기에 영농조합 회원들마다 한 해 걸러 볏짚과 퇴비를 번갈아 시비하여 지력을 높이는가 하면 휴작기 병해충 예방을 위한 토양 훈증과 밀기울로 토량개량제를 만들어 사용하는 등 그야말로 땅을 새로 만든다. 마치 여자가 예뻐지기 위해 화장하듯 땅을 관리한다. 비닐하우스 1동당(200평기준) 줄기 하나에 수박 1통이 달려 평균 500통을 만드는 노력은 바로 이러한 땅심 높이기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논산수박연구회 영농조합은 수박 하나하나에 온갖 정성을 쏟아 전국 최고의 수박을 생산하는데 그치지 않고 있다. ‘예스민 논산수박’을 이용한 수박김치와 수박국수, 화채, 밀가루와 혼합하여 전을 개발하는 등 수박 소비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중으로 1500여평의 자체 물류센터가 마련되면 수박 생즙 등 신세대를 위한 상품도 만들 계획이다.

20년째 수박을 재배하고 있는 영농조합의 유재수 대표(67세)는 “고품질 수박을 생산하는 생산자단체를 통해 농가들의 소득향상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맛있고 안전한 수박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여름철 갈증해소와 숙취해소에 수박이 최고로 논산수박을 많이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치선hongc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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