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제·유순복 씨 부부가 유기농 브로콜리와 유기농 채소가 담긴 텃밭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눈만 뜨면 벌레를 쫓고 풀을 뽑는 일에 하루를 투자하는 부부가 있다. 2009년부터 유기농 브로콜리를 재배하고 있는 김민제·유순복 부부가 그 주인공. 유기농업을 위해 고생도 마다하지 않는 이들 부부가 사는 법을 들여다봤다.

경기도 여주군 흥천면에서 늘봄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민제유순복 부부는 2001년부터 브로콜리 재배를 시작했다. 당시엔 수요가 많지 않았지만 항산화 작용 등 브로콜리의 기능성에 주목했다. 이후 2005년 무농약인증을 거쳐 2009년부터 본격적인 유기농인증 브로콜리를 생산하고 있다.

김 씨 부부는 유기농재배를 위해 벌레 활동이 비교적 적은 봄과 가을에 브로콜리를 재배하고, 브로콜리 줄기를 흑설탕에 저려 4~5년간 발효시킨 천연자재를 만들어 사용한다. 유순복 씨는 “유기농업은 약을 칠 수 없기 때문에 한마디로 벌레?

잡초와의 전쟁”이라며 “나비 한 마리가 보이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끝까지 따라가 잡는다. 나비 한 마리가 200~300개의 알을 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줄기 흑설탕에 절여 4~5년 발효…천연자재 개발
고품질 명성 자자…시장·백화점 바이어 ‘러브콜’
유기농채소 담은 ‘텃밭세트’ 도시민에 공급 인기

이 뿐만이 아니다. 김 씨 부부는 그린음악을 이용해 해충발생을 최소화하고 있다. 김민제 씨는 “그린음악은 벌레들이 싫어하는 새소리와 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가 나고, 초음파도 발생해 해충들을 움츠러들게 한다”며 “농촌진흥청 시범사업으로 그린음악을 하고 있는데 좋은 음악을 들으니까 작물들이 더 잘 크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유기농인증을 받은 최고 품질의 브로콜리를 생산하다보니 김 씨 부부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브로콜리 농사꾼으로 통한다. 가락시장은 물론 백화점 바이어들이 김 씨 부부의 브로콜리를 가장 먼저 찾는다. 그래도 김 씨 부부에게 판로 확대는 여전한 숙제다.

판로 확대를 고민하던 김 씨 부부는 여주사이버연구회에 가입해 컴퓨터를 배웠다. 처음에는 관리하지 못했던 늘봄농장 홈페이지(www.kimsfarm.kr)도 제법 자리를 잡았다. 특히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텃밭세트’는 늘봄농장 최고 인기 상품이다. 브로콜리 외에도 오이와 호박 등 24가지 유기농 야채를 조금씩 재배하고 있는 김 씨 부부는 “내가 먹는 것을 도시 소비자들도 먹고 싶어 할 거란 생각으로 계절 유기농채소가 먹음직스럽게 담긴 텃밭세트를 만들었다”며 “매주 수요일 브로콜리와 애호박, 오이, 상추 등 그때그때 생산되는 5~10품목의 유기농야채를 공급하고 있는데 정기적으로 구입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자랑했다.

더불어 김 씨 부부는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김민제 씨는 “브로콜리는 네덜란드 종자를 이용해 가격이 비싸지만 꽃만 따고 줄기와 잎을 버려 너무 아까웠다”며 “농진청 검사결과 잎과 줄기에도 영양성분이 풍부해 잎은 분말로 만들어 식품첨가제로 활용하고 줄기는 장아찌로 먹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현재 브로콜리 잎을 전문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에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4대강 사업으로 3만9669m²(1만 2000평)의 농지 중 2만3140m²(7000평)를 수용당한 김 씨 부부는 브로콜리 잎과 줄기 활용을 높이고 텃밭세트 판매를 확대해 예전의 수익을 회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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