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협동조합 모형 만들 것”

1300여 조합 유형별 발전 전략 제시밥 중심 건강식생활 운동 전개 필요지난 1월1일자 농협중앙회 부·실장 정기인사 명단을 보던 농협중앙회 직원들의 눈이 한 부장의 이름을 보고 휘둥그레졌다. 1급들의 자리로만 여겨졌던 부실장에 2급이 전격 발탁됐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농협조사연구소 책임자로 기용된 신기엽 부장(48·경제학 박사). 17일 만난 그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부족한 내가 큰 역할을 맡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소 수줍어 하는 듯한 그에게 앞으로 주안점을 어디에 둘거냐고 묻자 대답이 줄줄이 나온다. “한국형 협동조합 모형이랄지, 이론을 정립해 볼 계획입니다. 또 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농업계 전체가 합의 가능한 모형, 그리하여 불신도 해소하고 다같이 노력해서 발전시킬수 있는 미래지향적 방향으로요.”농협 조직의 보완과제와 관련, 그는 “조합이 농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자립경영부터 해야 한다”면서 “조합이 제 역량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그것을 위한 중앙회의 지도·지원, 조합 스스로의 자구노력, 이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나아가 그는 농협개혁에 대해 나름의 해법을 제시한다. “현장 사례 연구가 필요합니다. 1300여개 조합의 여건이 다르고 역량 차이가 많습니다. 품목별로도 차이가 많고요. 여러 유형별로 발전모형이 있습니다. 우수조합의 성공요인을 분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발전전략을 제시해야지요. 또 그것을 위해 중앙회가 무엇을 지원할지에 대해서도 판단해야겠지요.”통상문제, 쌀문제에 대한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쌀 협상 이후 국내대책에 대해 몇가지를 언급했다. 우선 보다 많은 농가가 혜택을 받는 방향으로 실질적인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쌀 유통의 혁신을 들었다. “국내시장에서 외국쌀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고품질화, 그리고 그것을 전달하는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쌀 소비확대를 위한 정책을 확대하고, 특히 쌀밥 중심의 건강 식생활, 곧 ‘코리안 다이어트’를 확립하는 노력을 범 국가적 차원에서 전개해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농민들에게 정부의 정책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식량자급률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 부장은 기존의 CEO 포커스 외에 임직원들의 혁신을 선도하는 내부리포트를 자주 내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가능한 한 투명하게 하겠습니다. 건강한 토론과 논쟁이 있어야 발전도 있습니다.” 그가 제시하는 조직의 변화 발전을 위한 방법이다.
이상길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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