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태풍피해로 교체 수요 앞당겨진 탓…전년동기 대비 7.6%↓, 148억 기록

올 상반기 농업용 광폭필름(하우스 비닐)의 계통구매 실적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8월 태풍피해로 인한 ‘깜짝 수요’가 상반기 실적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지만, 올해부터 확대된 장기성 필름 보조사업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업용 광폭필름의 상반기 계통구매 매입실적은 1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4억원) 대비 7.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볼라벤 등 3차례에 걸쳐 발생한 태풍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예정돼 있던 농업용 광폭필름 교체가 미리 이뤄졌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성수기에 어느 정도 비닐이 공급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지난해 태풍피해로 인해 올 상반기 비닐 교체 수요가 앞당겨진 측면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반기 공급 성수기를 두고 봐야겠지만, 대체적으로 올해 농업용 광폭필름의 계통구매 실적은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올해부터 정부의 시설원예품질개선사업 대상에 장기성 필름이 포함되면서, 4대강 사업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 농업용 광폭필름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농업용 광폭필름의 연도별 계통구매 실적을 보면 2008년 1145억원에서, 4대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9년 988억원으로 감소한 이후 2010년 1037억원, 2011년 1178억원, 2012년 1288억원 등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4대강 사업으로 경작면적이 감소하면서 농업용 광폭필름 공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5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장기성 필름은 연중으로 공급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더욱이 올해부터 농가의 비닐 교체부담 완화와 폐비닐 감소 등의 목적으로 장기성 필름에 대한 정부 보조사업이 시행돼 공급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비닐 교체주기가 길어지면 자연스럽게 업계의 매출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농업용 광폭필름의 계통구매 실적은 더욱 가파른 하락이 예상된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장기성 필름에 대한 계통구매를 실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 관계자는 “장기성 필름의 경우 일부 국산제품이 있긴 하지만 시장에서 완전히 검증되지 못한 실정”이라며 “대부분 장기성 필름을 일본산 등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을 통제하는 것도 쉽지 않은 부분이 있어 아직 계통취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노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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