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가지 옆으로 뻗도록…수확량 높여”

황금농장에선 여풍이 거세다. 지역 대표 토마토 농가가 되고 싶다는 김재금 대표와 대표 화훼 농가가 꿈이라는 딸 황은경 씨.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웃음 속에서 여성농업인으로서의 밝은 미래가 엿보인다.

“서양속담에는 토마토를 많이 먹으면 환자가 없어서 의사들 얼굴이 파래진다는 말이 있어요. 이렇게 몸에 좋은 토마토의 품질을 더 높여서 토마토하면 ‘황금농장’이 떠오르게 하고 싶어요.”

‘황금농장’의 김재금(51) 대표가 토마토의 효능을 설명하느라 쉴 새가 없다. 김 대표는 전라남도 광양에서 6281㎡(약 1900평) 규모로 친환경 시설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지역 공판장에서 늘 최고가로 팔리는 황금농장의 토마토에는 어떤 비결이 있는 걸까. 농장에 들어서니 가장 눈에 띈 것은 토마토가 옆으로 자랄 수 있게 만든 시설이다. 땅에 지주를 세워 토마토 줄기가 하늘 쪽으로 자라는 기존의 농법에서는 많은 열매를 맺기 힘들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같은 면적에서 수확량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다가 시설 설치를 생각하게 됐어요. 줄기를 땅에 두고 키울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엔 상품가치가 떨어져요. 이런 단점을 보완, 철골로 단을 만들고 그 위에 토마토 줄기를 올려 가로로 뻗어나가게 한거죠.”

시설을 설치하니 토마토 품질관리부터 수확까지 노동력이 크게 줄었다. 줄어든 노동력만큼 품질향상에도 전념할 수 있어 1석2조다. 품질을 높이기 위해 개발한 농법은 두 가지다. 보름에 한 번꼴로 홍삼액을 친환경 배지판에 흡수시키거나 잎과 줄기에 직접 뿌린다. 홍삼액의 사포닌 성분이 작물의 면역성을 강화해 병해충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당벌레와 황온좀벌 등을 풀어 해충을 잡는 천적농법과 꿀벌수정을 고집해 안전성과 품질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고가의 품종을 구입해 남들보다 앞서 시범재배하는 것도 꺼리지 않는다. 이처럼 토마토 품질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게 황금농장의 토마토가 최고가로 팔리는 이유다.

“친환경이라고 공판장에서 특별대우를 받지는 않아요. 일반 재배법보다 비용·노동력이 많이 드니 높은 값을 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그래도 품질향상에 주력하다보니 항상 최고가를 받을 수 있었어요. 공판장 시세에 택배비만 붙여 판매하니 전화주문도 많이 오죠.”

황금농장이 유명한 이유는 또 있다. 김 대표의 둘째 딸 황은경 씨가 김 대표와 같은 길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은경 씨는 지난 2010년 농수산대학교 화훼학과를 졸업하고 농업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보며 농사꾼의 꿈을 키웠다. 은경 씨의 꿈은 지역 대표 화훼농업 CEO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모님의 일을 도우며 현장경험을 살리고 시청에 사업 개선점을 건의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화훼 농가들이 한 지역에 모여서 단지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여러 품종의 화훼농가가 한 곳에 모여 관광객이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관광명소로 만드는 거죠. 소득창출도 되고요. 광양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좋고 지역 소득 증대에도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개인의 성공과 더불어 지역의 미래까지 내다보는 은경 씨. 은경 씨의 포부처럼 모녀가 지역 대표 농업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해본다.
강효정kang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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