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제거부터 숙성까지 자연섭리 그대로…소비자가 먼저 알죠”

건강한 몸은 안전한 농산물 섭취에서 나온다는 김순옥 씨. 김 씨가 친환경 오미자로 만든 효소 ‘오미아떼’를 선보이고 있다.

“기후변화와 급격한 개방화에 많은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농업을 생명산업으로 보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농민들이 포기하지 않는다면 제 값어치를 받을 수 있어요. 돈을 보고 농업을 쫓아서는 안됩니다.”

마이산의 정기와 용담댐의 수려한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전라북도 진안군. 이곳에서 친환경 오미자를 재배하고 있는 김순옥(59) 씨가 자신의 농업관을 설명하며 단호하게 말했다. 김 씨가 농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7년. 갑상선암을 앓고 난 이듬해부터였다. 병마와 싸우며 먹거리와 건강의 상관관계를 깨달은 김 씨는 텃밭에 각종 채소를 키우며 농업에 눈 떴다.

“암 수술 전에 약초도매업을 하면서 오미자의 효능에 주목했어요. 마침 오미자가 약용으로만 사용된다는 걸 깨닫고 식용 재배를 해보면 좋겠다 싶었죠. 농업기술센터 등을 다니며 기초 농업지식을 쌓았어요.”

김 씨는 오미자를 식용으로 섭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친환경 농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잡초 제거부터 숙성기간까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농법은 사용하지 않는다. 축산 퇴비를 받아 농지에 뿌려 지력을 키운 뒤 해갈이를 통해 농지를 관리한다. 수확기도 나무 본연의 시간에 따라 자연숙성을 고집한다. 사람손이 많이 들어가는 농법을 고수하다보니 인건비 부담도 크고 수확량도 평당 2kg정도로 일반 농법 5kg에 비해 적은 편이다. 하지만 9월 수확기를 앞두고 두세 달 전부터 전화예약이 올 정도로 인기다. 올해 수확량 1500kg은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잡초와 해충을 잡기 위해 뿌리는 각종 약품들, 열매를 크게 맺기 위해 투여하는 호르몬제. 이것들이 사람 몸에 들어가서 좋을 리가 없습니다. 나와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친환경 농법을 고수하니 소비자도 알아줍니다.”

친환경 농법으로 소비자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자 김 씨는 농산물 가공에도 눈을 돌렸다. 대농·기업농으로 변화하는 농업현실에서 소농이 경쟁력을 창출할 길은 2차 가공산업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전문 창업교육프로그램을 듣고 직접 생산한 오미자로 만든 효소를 ‘오미아떼’라는 이름으로 개발했다.

“농산물 가공에도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죠. 현재는 효소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어린이용 음료 개발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김 씨의 다음 목표는 체험농장 운영. 친환경 농법을 기반으로 오미자 밭에서 나는 산야초를 연구·개발해 소비자 교육에 힘쓸 예정이다. 농민이 친환경 농법에 전념할 수 있으려면 소비자들의 인식개선도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벌레 먹고 모양이 제각각이어도 건강에 좋은 게 친환경 농산물이라는 걸 소비자가 알아야 합니다. 그걸 알리려면 소비자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친환경 농법의 우수성을 알려야죠”라고 김 씨가 덧붙였다.
강효정kang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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