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연구·도전…고품질 감귤 생산 ‘결실’

고품질 감귤을 만들기 위해 늘 연구한다는 강순희 씨. 강 씨가 타이백을 설치해 당도를 높인 감귤을 살펴보고 있다.

“제주의 대표 농산물인 감귤을 재배한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고당도, 저산도의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 제 농업철학 중 하나에요.”

제철을 맞아 가지마다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감귤나무밭. 나무들 사이에서 강순희(46) 씨가 말했다. 강 씨는 제주 애월읍에서 2만6447㎡(약 8000평) 규모의 감귤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11월 중순이라는 이른 시기에도 농장은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다. 타이백을 깔아놓았기 때문이다. 감귤밭에 하얀색 타이백을 설치해 귤나무의 수분 흡수와 일조량을 조절하는 이 농법은 감귤의 당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생산된 감귤은 귤림원이라는 브랜드로 백화점 등에 고가에 납품된다. 강 씨가 고품질 감귤을 재배하는 첫 번째 방법이다.

“설치비용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막상 설치하고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여름에 깔아서 인력도 부족하고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맛으로 승부하니 고객들이 많이 찾아요. 고품질 감귤 생산이 중요한 이유죠.”

타이백 설치를 통해 고당도의 감귤을 재배할 수 있게 되자 강 씨는 다음으로 품질관리에 힘썼다. 농장을 반으로 나눠 격년제를 실시한다. 수확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충분한 휴식을 취한 감귤나무에서는 더 많은 양의 결실이 맺어졌다. 격년제를 실시하자 출하량이 일정해지는 효과도 나타났다. 적은 면적에서 기존과 동일한 수확량을 확보하니 밭에서 이동거리가 짧아졌다. 이는 노동력 절감으로 이어져 인건비 부담이 줄었다. 강 씨는 “격년제 운영은 소규모 농장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감귤 재배시기를 늘리기 위해 강 씨가 고안한 방법은 ‘간이 비가림 시설’. 일반 비가림재배 시설을 설치하면 3.3㎡(1평)당 6000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돼 총 4800만원이 필요하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농가에서는 나무당 X자 형태의 비가림 시설을 설치하곤 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노동력 증가와 나무가 고사하는 등의 부작용을 갖고 있다. 강 씨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해 나무를 한 줄로 나눠 한꺼번에 간이 비가림시설을 설치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작년에는 이 시설로 4월까지 감귤출하가 가능해져 하우스 밀감과 동일한 값을 받았다. 가장 큰 이점은 비용 절감이다. 조립해체가 쉽게 만들어진 간이 비가림시설은 3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데 개보수 금액을 포함해 500여만원이면 설치할 수 있다.

“비가림 시설이나 하우스 설치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간이 비가림시설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요. 수분조절이 쉽고 나무가 고사하지 않아 더욱 좋죠.”

강 씨의 다음 목표는 터득한 재배기술을 농가에 보급하는 것이다. 이에 올해까지 연구를 통해 단점을 보완하고 내년부터 교육을 시작할 계획이다. 더불어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강 씨의 노력이 돋보인다.
강효정kang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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