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협동조합연구소(이사장 황민영)는 지난 21일 농협서울지역본부강당에서 이길재 국회의원(국민회의)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협동조합 개혁에 관한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는 그간 협동조합개혁위원회의 논의내용에 대해 설명한 뒤 향후 협동조합 개혁방안에 관해토론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이날 참석한 협동조합 전문가들은 협동조합 개혁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약간의 견해차가 있었지만, 협동조합의 근본적 개혁을 미룰 수는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중앙회 구조조정과 관련, 강춘성 전국농민단체협의회장은 “회원조합이나농민과 경쟁하는 중앙회체제를 일대 개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하고 “여러 종류의 단위조합도 내용상 다를 것이 없으니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중앙회 구조조정은 하나의 중앙회를 두고 그 밑에 업종별 연합회체제로 가자는 것”이라며 “특히 중앙회 신용사업을 분리해야만협동조합이 제대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상우 가평축협 조합장은 “농수축협을 통합하자는 농민들의 의견이 많다”고 전제하고 “통폐합이 능사는 아니지만 농수축임삼협이 같이 하면 되는게 많다”고 말했다.한 조합장은 “경제사업은 당연히 적자니까 신용사업에서 지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라며 “경제사업을 열심히 하고 나서 적자 나면 신용사업에서 환원한다는 개념으로 가야 하며, 중앙회 신용사업은 분리하는게 옳다”고 밝혔다.김남용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축협의 경우 중앙회가 금융, 유가공,육가공, 사료사업 등 모든 분야에서 회원조합을 잡아먹는 구조”라며 “직원을 위한 조직을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김병태 건국대 명예교수는 연합회 체제로의 개편에 찬성하면서 “다만 협동조합중앙회는 상위조직으로 하지 말고 일본의 전중처럼 다른 연합회와 동등한 위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이종조합간 합병에 대해서는 “이종조합간 합병은 농민의 자주적 협동조직이라는 협동조합정신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이길재 의원은 “생산자조직은 경제사업이 본령”이라고 강조하고 “협동조합의 농민화가 가능한 체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농정,유통, 협동조합의 3개 위원회가 있지만 3대 개혁중 가장 핵심은 협동조합개혁”이라며 “농민단체들이 단일안으로 개혁안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황민영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이사장은 “협동조합 구조조정은 IMF식으로 기업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협동조합 정신에 입각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고 “부실화되는 협동조합을 개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한편 정병호 전 협동조합학회 부회장은 “사업부문을 독립시킬 경우 농어민을 외면하고 업무실적 위주의 경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협동조합의 자율성을 위해 모법은 개괄만 정하고 구체적인 것은 정관에 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조합 합병과 관련 문창호 송탄농협 조합장은 “1개 시군 1개 조합으로 통합할 경우 도시, 농촌이 망라되는 지역의 경우 특성을 살리기 어렵고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1개 군 1개 농협인 산청농협 같은 케이스를 면밀히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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