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천일염의 수입량이 늘어나면서 국내산 둔갑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사진은 국내 한 소금 가공업체의 제품 생산 모습.

천일염의 국내 수입량이 늘어나면서 국내산 둔갑 우려가 커짐에 따라 수입 천일염의 관리감독에 대한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천일염의 생산량은 2009년 37만5000톤, 2010년 22만5000톤, 지난해는 36만톤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천일염 수입량은 2010년 318만톤, 2011년 322만톤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10대 수입 수산물 가운데 천일염은 명태 다음으로 많은 양이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천일염 수입량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국내산으로의 둔갑 사례와 우려가 크게 높아지고 있지만 수입 천일염의 관리에 허점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천일염의 검사업무는 식용의 경우 식약청에서, 비식용 수입염은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수입 천일염이 이후 국내에 어떤 방식으로 유통되고 보관되는지에 대한 관리감독의 주체는 사실상 없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특히 유통업자들의 불법 유통의 수법이 점차 지능적이고 규모도 커지면서 자칫 국내산 천일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산 둔갑, 일명 포대갈이 수법이 과거에는 30kg 포대용 수입 천일염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켰지만 이들 포대의 처리에 어려움이 있자 최근에는 수입 포대의 처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톤백으로 수입한다는 것. 또한 일부 업자들은 대형 화물차에 수입된 천일염을 싣고 다니면서 야밤이나 인적이 드문 곳에서 국내산으로 포대갈이하는 형태도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산 천일염의 출하에 앞서 실시하고 있는 품질관리가 자칫 수입 천일염의 국내산 둔갑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국내산 천일염의 포대에는 품질검사 도장이 찍혀 있는데 이 품질관리 도장을 찍는 과정에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것. 이 제도의 당초 취지는 검사원이 염전을 방문해 품질을 검사하는 것이지만 검사 인력의 턱없는 부족으로 지금은 사실상 천일염을 담은 포대에 도장을 찍어주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국내의 염전은 현재 약 1165개에 달하지만 품질검사를 실시하는 기관과 단체는 검역검사본부, 대한염업조합, 목포대,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4곳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품질 확인 도장을 받은 포대만 있으면 여기에 국내산 천일염이 담기는지 수입 천일염이 담기는지 확인할 길이 없게 되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산 천일염의 경우 국내산과 비교해 품질과 맛에서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아 관능검사로는 식별이 불가능하다”며 “이런 수입 천일염이 불법으로 유통되는 현장을 단속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서는 둔갑 판매를 단속하기는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천일염에 대한 이력관리 시스템을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 본사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력관리 시스템이 시행되면 염전에서 염 검사 이후 출하시 라벨을 부착해 위조나 변조를 막을 수 있을뿐더러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역추적이 가능하다. 여기에 천일염 생산 염전에 대한 품질관리 인증제도를 도입할 경우 소비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것과 더불어 둔갑판매도 차단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기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수산물검사과장은 “국내 염전의 위생관리나 품질관리는 물론 둔갑판매를 줄이는 방안으로 품질인증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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