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밭, 한숨소리 커진다

인삼산업은 한마디로 내우외환이다. 국내 재배지와 생산량은 급격히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고 생산농가들은 인삼재배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독과점 시장으로 인해 산업발전도 경쟁력 없이 흘러가고 있고 이웃 중국에선 성 정부의 주도하에 인삼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만 있다. 사진은 중국 길림성 산 중턱에서 재배되는 인삼재배현장.

국내 인삼산업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거대공룡 한 업체에 의해 홍삼시장은 독과점으로 흐르고 있고 생산현장에선 연작피해와 이상기후로 인한 재배지 축소, 생산량 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다. 많은 농가들이 인삼산업에서 등을 돌릴 조짐을 보이고 있고, 경쟁업체 없는 홍삼시장은 발전 없는 제자리걸음이다.

더욱이 인삼농가들의 경영난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일선 인삼농가들은 “인삼과 홍삼 시장은 생산자가 아닌 제조업체와 유통상인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영세한 농가들은 늘 약자일 수밖에 없다”며 “더구나 자재비와 농약, 비료, 인건비 등은 매년 가파르게 오르지만 인삼 값은 요지부동이어서 인삼농가의 소득은 매년 줄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특히 홍삼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한국인삼공사는 국내 인삼농가 육성에는 소홀한 채 주주이익에만 앞서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해외시장도 요원하다. 홍삼 수출이 최근 수년간 급증했다지만 대부분 중국시장에 집중돼 있는데다 ‘정관장’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 명칭이 주는 의미상 대한민국 정부가 관리하는 홍삼이라는 인식 속에 타업체의 수출 길은 막막하고, 정관장 또한 해외시장을 다지기보다는 단기 실적내기에 급급하다.

반면 중국 최대 인삼 주산지인 길림성에선 성 정부에 의해 인삼산업 육성이 주도적으로 추진되고 있고, 상해 등 주요 판매처에선 화기삼으로 대변되는 서양삼이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가 매우 높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인삼산업 정책은 장밋빛으로 일관돼 있다. 그러나 2000년 내놓은 인삼산업 중장기 발전대책은 제대로 진척된 내용이 없었고, 그당시 설정한 목표는 대부분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 3월 재차 내놓은 인삼산업 중장기 발전대책도 2000년 정책의 판박이나 다름없어 또 다시 내놓고 보자식의 정책으로 흘러갈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본보의 국내 주요 산지 및 중국 현지 취재 과정에선 이 같은 현주소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국내외 인삼산업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한결같이 “언제까지 인삼종주국만 내세울 것이냐”며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었다. ▶관련기획(거대공룡 독식에 무너지는 인삼산업 <1>한국인삼공사 독점이 문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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