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양재농산물물류센터가 지난 15일로 개장 1주년을 맞았다. 양재물류센터는 오는 2004년까지 전국에 16개가 건설되는 농산물 물류센터중 처음개장된 전진기지격. 농협으로서는 초기 양재 물류센터의 성패여부가 21세기농산물유통사업의 관건이었다. 다행히 1년의 성과는 IMF 국면에서도 일단 합격점을 받고 있다. 아직 1년의 결산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최근 운영주체인 농협유통(사장 이은성)이양재와 창동을 포함해 전체 사업물량을 추정한 바로는 지난해말까지 도매(집배송)부문에서 4천8백71억원, 소매(직판)부문에서 4천8백95억원 등 모두9천7백66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부문별 성과를 보면 도매부문의 경우 산지출하회원 8백명을 확보하고 기존 공영도매시장의 5~6단계 유통단계를 3~4단계로 대폭 축소, 도매시장보다유통비용을 13.4% 절감했으며, 거래방식을 예약수의거래로 바꿔 생산자수취가격을 5~10% 높였다. 또 중소포장품을 개발해 속박이를 근절하고 파렛트에 의한 농산물 수송, 지게차에 의한 상하차, 전자수발주(EDI) 등 선진 유통시스템으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다. 직판부문의 하나로클럽은 24시간 3백65일 연중무휴로 운영하는데, 회원수36만명, 일평균 고객수 8천명, 일평균 매출액 6억원에 이르며, 지난해 총매출액이 2천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양재하나로클럽은 지난해 추석전 10일간매출액이 1백32억원으로 할인점중 최고를 기록했다. 하나로클럽은 또 이용장려금 제도를 통해 지난 한해 2회에 걸쳐 8억8천9백만원의 장려금을 회원들에게 지급했다. 그러나 양재물류센터의 개장 1년을 맞은 농협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우선 농협은 물류센터가 과연 무엇을 하는 곳인지 분명하게 해야 한다. 양재 물류센터는 도매비중이 높지만, 창동 물류센터까지 놓고 볼 때 농협유통전체로서는 도매와 소매가 거의 같은 비중을 차지한다. 정부의 ‘농수산물 물류센터 운영지침’에는 물류센터는 도매거래를 원칙으로 하고 잔품처리, 시설 및 인력활용, 수지개선 등을 위해 예외적으로 소매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취지를 놓고 볼 때 건축비의 70%를 국고보조로, 부지매입비의 70%를 국고융자로 지원받은 물류센터를 소매장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실제 파주하나로클럽은 물류센터와는 달리 국고지원 없이 설치했다. 특히 도매유통의 핵심인 청과와 채소의 점유비가 24%에 불과한 것을 여하히 끌어 올리느냐에 따라 물류센터로서 올바른 위상 구축이 가능할 것이다. 또 하나는 물류의 효율화다. 물류센터가 들어서고 규격화와 포장화가 많이 진전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 물량이 파렛트풀이 안되기 때문에지게차에 의한 하차가 불가능하고 배송을 위한 상차만 일부 지게차로 가능할 정도이다. 이는 산지 포장센터를 비롯한 산지유통이 얼마나 개선되는가에 달렸지만 물류센터가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가도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이상길 기자 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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