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와 인삼의 최대 수매처 중 한 곳으로 자부하는 ㈜한국인삼공사가 농가와의 계약수매과정에서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시중유통가가 낮게 형성되면, 즉 계약 맺은 단가보다 수매 당시 시장 시세가 낮아지면 잔류농약 검출 농작물이 많아지고 반대로 시장유통가가 높게 유지되면 대부분의 계약물량을 소화해내는 식이다. 농가들은 잔류농약을 핑계로 나머지 물량을 저가의 원료로 메우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수매 당시 시장 시세
계약단가보다 낮으면
잔류농약 검출 늘고
시중유통가 높으면
계약물량 대부분 소화
농가 ‘수매량 조절’ 의혹

본보가 입수한 시 단위 모 생산자단체가 인삼공사와 3년간 맺은 천궁의 수매계약서 내 물동량을 보면 이 같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를 보면 2012년 초 수매가 이뤄지는 2011년산 19곳의 계약재배 농가 중 8곳의 농가가 잔류농약이라는 벽에 걸려 수매가 진행되지 못했다. 2010년 초 수매가 이뤄졌던 2009년산 재배농가 34곳 중 15곳도 같은 사유로 수매가 이뤄지지 못했다. 반면 2011년 초 수매가 이뤄진 2010년산은 16곳 재배 농가 모두 계약물량 그대로 수매가 완료돼 대조를 보였다.

농촌진흥청 인삼특작부에 따르면 2012년과 2010년 초 천궁(일) 가격 시세는 5000~5500원대(600g기준)였던 반면 2011년엔 7500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런 정황에 미뤄 재배농가들은 인삼공사가 시중에서 거래되는 유통가에 따라 자체 내부에서 진행하는 잔류농약검사로 수매량을 조절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2011년산 재배 농가 중 한 농가는 작황악화 등으로 인해 생산보다 자재비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 속에 농약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토양 내 잔류농약검사에서도 관련기관에서 합격을 받았는데도 불구, 잔류농약이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해당농가들은 이 같은 인삼공사의 요동치는 잔류농약 검사에 대해 농가들이 직접 보는 앞에서의 재검이나 관련 국가기관에 재검 신청을 의뢰하자고 인삼공사에 요구하고 있지만 이 역시 인삼공사에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생산자단체 대표는 “정말 잔류농약에 검출된 게 맞다면 농가가 보는 앞에서나 국가기관 의뢰 요구를 인삼공사가 받아들여야 한다”며 “저가의 원료를 시장에서 공급받기 위해 잔류농약이라는 그들만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삼공사 측은 “정부기준보다 엄격하게 안전성검사를 실시하며 정부기관이나 정부 지정 기관에서 안전성검사를 할 경우 1회에 15~3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인삼공사는 자체검사로 그 비용을 전혀 받지 않고 있다”며 “샘플링 시료채취를 통해 10군데 중 단 1군데라도 기준이 초과한 것은 모두 부적합 처리된다”고 밝혔다. 이어 모자라는 물량 부분에 대해선 “부족분은 다른 곳에서 구매를 하지만 이 역시 정부가 인정하는 품질 좋은 원료만 구입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답했다.
김경욱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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