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미네랄 듬뿍…봄나물로 ‘활기 충전’

매년 봄이 되기 직전에 찾아오는 아주머니 한 분이 계신다. 매년 봄만 되면 몸이 늘어져 아무 일도 못할 정도로 유난히 봄을 많이 타는 증세로 고생을 하셨던 분이다. 처음에는 봄 타는 증세에 푸른 야채를 많이 먹으면 좋다는 말을 듣고 푸른 야채 위주로 식사를 했더니 얼굴에 기미까지 끼면서 더 안 좋더라는 것이다. 지금은 봄이 돼도 전혀 그러한 증세를 느끼지는 못하지만 워낙 심한 춘곤증으로 고생을 했던 터라 미리 예방을 하려고 매년 찾아오시는 것이다.

이런 분처럼 봄철이 돼 먼 산의 아지랑이가 아른아른 대면 입맛도 떨어지고 얼굴도 거칠어지면서 몸도 나른해지고 의욕이 없어지고 짜증이 잘 나는 사람이 있다.

유난히 봄을 더 타는 체질이 따로 있는 것이다. 낯선 곳에 가면 말수가 극히 적고 보기에는 무뚝뚝해 보이나 인정이 많고 마음이 여린 편이고, 일이 없으면 게으르고 느리나 일이 닥치면 급해지고 바빠지며, 겉보기보다는 예민하고 겁이 많은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은 사상체질 중 태음인에 속한다. 이런 사람 중에서 춘곤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냉이 등 봄철 영양소 공급 으뜸
푸른 야채, 나른함 더 유발할 수도
소고기·신선한 뿌리 야채 먹어야
매일 당근주스 마시면 좋지만
고혈압 환자라면 샐러드 섭취를


봄이 되면 부지런한 주부들이 겨우내 쌓였던 온 집안 구석구석의 먼지나 더러움을 깨끗이 치우는 대청소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체도 몸 안에 쌓인 많은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봄에는 대청소와 같은 활동을 하게 된다. 이때는 특별히 더 많은 기운을 필요로 하고 비타민 A와 미네랄이 더 많이 요구된다. 이때는 가을에 섭취한 음식들로부터 비축해 뒀던 원기 또는 비타민이나 다른 활성물질이 점차 소실되는 시기이므로 비타민 A가 부족하기 쉬운 태음인은 원기까지 부족해지면 이러한 인체의 변화에 빨리 적응하지 못해 다른 체질보다 봄을 많이 타게 된다.

이러한 원기와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해 주기 위해 신선한 야채가 많이 포함된 보양식을 하는 것이 원칙이나 태음인에게는 해로운 푸른 야채가 더 나른함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로 원기를 돋우는 소고기와 함께  신선한 뿌리 야채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뿌리야채 중에서 당근이 비타민 A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매일 신선한 당근 샐러드나 당근 주스를 마시면 좋다. 다만 고혈압 환자는 당근 주스의 규칙적인 섭취로 혈압이 상승될 수 있으므로 주스보다는 샐러드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당근을 먹고 속이 불편하다면 태양인이나 소음인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먹지 말아야 한다. 태음인 체질에는 당근 외에도 민들레 싹, 물냉이도 봄을 이기는 좋은 식품이 된다. 또한 무, 연근, 도라지 등 뿌리채소에 소고기를 곁들이는 것이 봄을 이기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춘곤증을 이겨내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흔히 이야기되는 것이 봄나물이다. 봄나물은 특히 얼었던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생명력의 기운을 갖고 있어서 자꾸 쳐지려는 춘곤증에 도움이 된다. 봄나물 가운데 으뜸인 냉이는 칼슘,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봄철 영양소 공급에 좋은데 이 냉이가 바로 태음인에게 잘 맞는 음식이다.

참고로, 달래는 몸을 따뜻하게 해서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소화를 잘 되게 하며 잠을 잘 오게 돕는데 소음인에게 잘 맞는 음식이다. 쑥은 위 기능을 튼튼하게 해 식욕을 돋우고 몸의 냉기를 쫓아내 주는데 이것도 소음인에게 좋은 음식이다. 그 외 땅두릅, 씀바귀는 소양인에게 좋고 태양인에게는 고사리, 고들빼기, 돗나물이 좋다.

이우영 원장은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사상의학과 인정의로 현재 안성의료생활협동조합 농민한의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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