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더 심해지는 통증…‘맞춤형 시술’로 탈출



계속되는 영하권 날씨에 관절염 환자들은 울상이다. 추운 겨울이 되면 평소보다 통증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외부와 무릎 관절 내의 압력차이가 커져서 생기는 문제다.

여성형·고굴곡형 인공관절 개발
이물감 줄이고 좌식생활 거뜬
칵테일 주사로 수술 후 통증 완화
다음날부터 바로 재활치료도


1년 전 이러한 상황으로 내원한 환자분이 있었다. 대전에 살던 김00(67세) 할머니는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로 인공관절 수술 판정을 받고도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뻗정다리가 되거나 통증이 지금보다 심해지는 건 아닐지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에 아픈 무릎을 부여잡고 수년을 버텼지만 고통이 심해지자 수술을 결정하게 됐다. 1년이 지난 지금은 날씨와 상관없이 여행도 맘껏 다닐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실제 김 할머니의 사례처럼 인공관절 수술이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에게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본원에서 2004년 6월부터 5년간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5000명을 대상으로 ‘인공관절 수술 후 삶의 질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전화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환자의 94.1%가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만족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또한 30분 이상 걸을 수 있다고 대답한 환자들이 수술 전 16%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수술 후에는 90% 가량이 30분 이상 문제없이 걸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 역시 수술 전에는 환자의 25%가 계단을 아예 이용하지 못한다고 답한 반면 수술 후에는 환자의 87% 이상이 큰 제약 없이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다고 대답했는데 인공관절 수술 후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일상적인 일이 훨씬 편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인공관절 수술의 성공을 가능하게 한 것은 과거에 비해 인공관절 수술의 재질과 수술 기법 면에서 많은 발전이 이뤄졌고 환자의 통증을 줄여주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남녀 성별을 고려하지 않고 남성의 무릎에 맞춰 제작된 인공관절로 수술이 이뤄졌다. 따라서 여성 환자들의 경우에는 본인의 무릎보다 큰 인공관절로 수술 받을 경우 무릎 앞부분에 불필요한 마찰이 생겨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고 움직일 때도 마치 내 무릎이 아닌 것 같은 이물감이 생겼다.

이러한 여성 환자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여성형 인공관절’인데 여성의 무릎 모양 및 크기와 흡사하게 설계됐기 때문에 무릎의 움직임이 훨씬 자연스러워졌고 무릎 앞쪽의 통증도 많이 줄어들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또한 좌식생활을 하는 동양 여성의 특성을 고려한 ‘고굴곡형 인공관절’의 도입으로 좌식생활에 익숙한 동양인의 무릎 굴곡을 재현할 수 있게 됐다. 기존의 인공관절 보다 구부림 각도가 커 수술 후 통증의 경감은 물론 130도 이상까지 굴곡이 가능해 좌식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컴퓨터 네비게이션’의 원리를 적용한 인공관절수술은 정확도를 높인다. 수술 중에 하지 축의 변형과 무릎 뼈의 변형정도를 정확히 계산해 오차범위를 최대한으로 줄이는 등 정확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후 통증은 칵테일 주사로 해결할 수 있다. 통증을 유발하는 관절막이나 인대에 다양한 약물을 혼합한 칵테일 주사를 환자가 느끼지 못하는 수술 중이나 마무리 단계에 놓아 준다. 관절 속에 직접 주사하는 것이므로 아주 적은 양의 약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칵테일 주사는 환자들이 심한 통증과 공포감을 호소하는 24시간 내에 효력을 발휘한다. 이는 진통제의 사용량을 감소시켜 약물로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해주며 수술 다음 날부터 바로 재활 치료가 가능해 결국 회복을 앞당기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은 인공관절의 수명 또한 연장시켰다. 보통 수술을 정확하게 할 경우에는 인공관절을 최소 20년 이상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고용곤 원장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외래 교수이자 관절질환 전문병원 연세사랑병원장으로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들이 보다 만족할 수 있는 관절염 치료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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