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제 경북 주재기자

최근 지역의 공영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매를 통해 중국산 신선 배추가 대량 유통됐다. 당초 지역 농민단체에서는 배추는 채소류 중 쌀과 버금가는 핵심 작목으로 수입 배추의 도매시장 유입에 따른 국내 배추 값 하락과 타 신선 채소류의 동반 수입 폭증을 우려해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배추는 국내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소비량이 준 것은 사실이지만 김치의 원재료인 만큼 ‘우리김치는 우리 배추로 담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공감대에도 일부 도매법인이 수입 생배추를 받아들여 경매를 통해 유통, 수입 배추로 만든 김치 맛에 소비자들의 입맛을 현혹하는 데 협조한 사실은 도덕적으로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이같이 도매시장을 통해 유통된 배추가 군납을 통해 국산배추로 둔갑한 사실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지만 충격 또한 크다. 여기에다 사고가 터진 군납의 납품주체가 우리 농산물을 지켜내는데 앞장서야 할 지역농협이라는 사실은 더욱 놀랍기만 하다. 이번 중국산 배추 국산 둔갑 사태는 영리에 눈이 먼 일부 상인과 농산물 안전 불감증을 앓고 있는 농협의 합동 작품이다. 향후 이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관계 당국은 철저한 감시·감독 활동이, 유통 단계의 상인들에게는 영리에만 치우치지 않는 진정한 상도덕이, 농협은 철저한 검증 작업이 무엇보다 절실하게 요구된다.
조성제chos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