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가사 병행 육체적 고통 심각, 가부장적 전통 부담 작용
고령농민 증가세·젊어도 각종질병 신음 불구 복지환경 열악
정부 건강가정지원센터 대부분 도시에 집중…대책 마련 필요


여성농업인이 열악한 복지 환경에 처해있어 개선책 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초고령여성농업인 및 이주여성농업인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어서 읍면 단위로 농촌형 건강지원센터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여성농업인은 남성농업인에 비해 영농에 많은 시간을 참여하면서 가사 일도 전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도시의 근로여성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지만 여성농업인이 참여하는 영농작업은 육체적으로 과도한 노동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규정된 근무시간이 없고 계절적으로 진폭이 크다는 점에서 도시의 근로여성과는 상황이나 여건이 다르다. 더욱이 농촌의 지역사회는 도시에 비해 대면적인 인간관계가 많고 가부장적인 전통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남아 있어 여성농업인에게 여러가지 측면에서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성농업인, 특히 고령여성농업인들은 열악한 복지환경으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한 예로 밭작물 및 하우스(온실)재배에 참여하는 여성농업인 대부분이 65세 이상 되는 고령여성으로, 만성 관절염과 호흡기질환, 열사병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한달에 3명의 여성농업인이 숨졌는데 충남 아산에서 밭일을 하던 84세 할머니가 열사병과 탈진으로 숨졌고, 19일에도 충남 천안에서 89세 할머니가 농사일을 하던 중 동일한 이유로 사망하기도 했다. 전남 해남에서도 92세 할머니가 혼자 농사일을 하던 중 이와 같은 사유로 사망한 것으로 추측된다.

젊은 여성농업인역시 임신 출산 및 폐쇄적인 농촌 가정환경에 따른 우울증 및 스트레스로 정신질환을 겪고 있어 건강관리 및 심리적 안정지원이 필요한 실정이지만 이에 대한 대책도 미미하다. 또한 영농사고 후유증 및 여성 특유의 3대 질병중 하나인 암에 대해서도 유방암, 자궁암, 위암에 대한 수진율 역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농업인들은 농촌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맞춰 질병 및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농촌전문형 건강가정지원센터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농촌여건상 보건소나 여성농업인센터를 활용해 여성농업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는 여성가족부가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농촌보다는 도시에 집중지원하고 있는 실정으로 여성농업인은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원도 양구에 거주하는 한 여성농업인은 “고추밭을 가봐도 80세 이상의 초고령 여성농업인들이다”라며 “식량생산에 기여하는 이들을 위해 법적으로 보장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경남 진주에 거주하는 여성농업인 역시 “임신, 출산에 따른 젊은 여성농업인이 정신적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다”며 “이를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하소연 했다.

장정옥 한여농중앙회장은 “영농활동에 지친 여성농업인의 피로를 피로주고 건강까지 관리해 줄 수 있는 종합지원센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