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선 경희대 명예교수

절임·세척·발효 등 통해오염·잔류물질 쉽게 제거소비자 공연한 불안 조장괜한 인력·비용낭비 걱정 1000년 이상 먹고 있는 김치는 영양과 위생 면에서 다른 어떤 식품보다 우수한 세계에 자랑할만한 식품이고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도 인정하는 식품이다. 그동안 우리는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많이 노력해 왔다. 그런데 이번 김치파동으로 자랑스런 김치가 위생적으로 의심받으면서 세계인은 물론 우리 국민들까지도 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있다. 우리 식품에 대한 안전의식 수준은 매우 높아졌고 정부의 위생관리나 이에 부응하는 산업계에서도 안전관리에 노력해 오고 있는 터이다. 그래서 우리 식생활의 위생상태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식품이든 위생적으로 완전무결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가 이용하더라도 별로 탈이 나지 않는다면 실용적인 면에서 괜찮은 것으로 여긴다. 김치의 경우를 살펴보자. 김치의 원료가 되는 배추나 무는 밭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토양의 미생물이나 회충을 비롯한 이물질에 오염될 수 있다. 비료나 농약에 의해서도 오염되거나 잔류할 수 있다. 이를 수확하여 10%이상 고농도 소금물에 절여 세척하는 동안 이들은 조직 속 수분의 방출과 함께 쉽게 제거된다. 물론 극히 일부는 잔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숙성시키는 동안에 미생물 등의 생명체는 대부분 죽고 충란의 경우도 부화할 수 없는 죽은 상태가 된다. 일부 보도에 의하면 미 가열처리 되었다고 하지만 절임과 세척 그리고 발효과정은 가열처리 못지 않은 효과를 나타낸다. 이것을 냉 살균 즉 미가열 제균 및 살균처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김치는 오래 저장되고 건강상 위해하지 않는다. 정부에서는 국내산 김치의 극히 일부에서 회충 난이 검출되었으나 이것은 감염률이 극히 미약하다고 하였다. 그것은 옳은 발표이다. 그런데 언론에서 위생적으로 안전하지 않다고 보도해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또한 정부에서는 거국적으로 회충박멸 정책을 세우는지 의심스럽다. 감염률이 극히 낮은 것에 매달려 많은 인력과 비용을 들여야 하는지 걱정이다. 위생적으로 완전무결한 것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마다할 수는 없지만 거기에 투입하는 비용에 비해서 얻는 것이 얼마나 될까? 식품을 다루는 관계자들은 현실적이고 실용성을 고려하여 정책을 입안하고 제품을 생산하며, 합리적인 소비자의 안전의식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다시 말하지만 위생적으로 안전한 식품을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다만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면에서 생각해야 할 일이다. 김치는 영양 기능성 식품이고 위생적으로 안전한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걸작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없이 추락한 김치의 명성을 되찾는데 다 같이 노력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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